일본 외국기업 입사시험 들여다보니

Q 냉장고 속사정 1분안에 밝혀라

요즘 취직이나 이직을 할 때 요구되는 능력이 옛날과는 많이 달라졌다. 전문지식 외에도 어떤 상황에서도 적응할 수 있는 창의성과 독창성을 요구하는 기업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 대중지 <주간 겐다이>는 ‘맥켄지’와 ‘모건 스탠리’ ‘구글’ 등 유명 외국기업의 입사시험 문제를 소개하면서 21세기를 살아가는 샐러리맨들이 창의적이면서도 분석적인 자질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다음은 실제로 몇몇 외국기업의 입사시험에서 출제된 문제들이다. 이 문제들을 통해 과연 내가 국제적 기업이 요구하는 자질을 어느 정도나 갖췄는지 테스트해보자.

Q.1 냉장고 문이 닫혀 있을 때 안의 전원이 켜져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제한시간 1분)

Q.2 1부터 1000000까지 정수(整數)를 모두 썼을 때 100만 개의 숫자의 각 자릿수를 더한 합계(예를 들어 3759의 경우 3+7+5+9=24로 계산)는 얼마가 되겠는가? (제한시간 1분)

Q.3 한 변의 길이가 1m인 정육면체 100개로 구성된 큰 정육면체가 있다. 이 큰 정육면체의 한 변의 길이는 10m다. 이때 겉으로 보이는 1m 정육면체는 몇 개나 될까? (제한시간 30초)

Q.4 폴은 1980년에 20세였지만 1985년에는 15세였다. 이런 일이 가능할까? 만일 가능하다면 어떤 경우인가? 만일 불가능하다면 그 이유는? (제한시간 1분)

Q.5 아래 그림을 보고 맨 아랫줄의 네모 안에 들어갈 숫자를 맞히시오. (제한시간 30초)

A.1
이처럼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질문을 받았을 때는 창의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새로운 발상이나 관점으로 고객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는 비즈니스 컨설팅 회사의 경우 더욱 그렇다. 대답은 무엇이든 상관없다. “안에 비디오카메라를 넣어두고 그 영상을 바깥에서 본다”거나 “온도에 따라 색깔이 변하는 스티커나 자석을 냉장고 문에 붙여서 냉장고 안의 온도가 유지되고 있는지 알아본다” 등 고정관념에 갇히지 않고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A.2
특히 금융관련 기업에서 이와 비슷한 문제가 종종 출제된다. 재무나 마케팅은 물론이고 영업을 할 때도 숫자로 상대방을 설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 문제는 시간과 끈기만 있다면 누구나 맞힐 수 있는 문제를 얼마나 빨리 풀어낼 수 있는지를 보기 위한 것이다. 문제 풀이의 포인트는 두 개를 더했을 때 999999가 되는 쌍을 이루는 숫자(예를 들어 0과 999999, 1과 999998, 499999와 500000 등)의 합이 언제나 54가 된다는 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합이 54가 되는 500000쌍의 합계에 마지막으로 1000000의 1을 더한 27000001이 정답이 된다.

A.3
“한 면에 10×10으로 100개가 있으니 정답은 600”이라고 대답한다면 초보적인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다. 또한 이 문제에서는 만일 정답을 맞혔더라도 얼마나 간결하고 정확하게 문제에 접근했는지가 평가된다. 겉으로 보이는 600개에서 모서리에 겹치는 정육면체를 하나씩 빼는 것은 방법은 맞지만 너무 평범하다. 예를 들어 1000개의 정육면체에서 겉에서 보이지 않는 8×8×8=512개의 정육면체를 빼서 488이라는 답을 이끌어냈다면 훌륭하다고 볼 수 있다.

A.4
이것 또한 자주 출제되는 숫자를 이용한 문제지만 단순한 수학적 능력을 보기 위한 것은 아니다. 비즈니스의 현장에서는 숫자를 보고 그 이면까지 읽어내는 능력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보험회사의 광고에서 “고객만족도 96%”라는 표현을 보고 단순히 굉장하다고 감탄할 것이 아니라, 나머지 4%는 어떤 고객인지 혹은 업계 평균은 어느 정도이며 96%는 높은 수치인지 생각해보는 식이다.

마찬가지로 이 문제의 경우도 생각의 틀을 깨고 접근해야 한다. 정답은 “가능하다”이며 이는 폴이 ‘기원전 2000년’에 태어났다고 가정했을 경우다.

A.5
이 문제는 입사시험에서 어려운 수학문제를 내기로 유명한 ‘구글’에서 출제된 문제다.

그러나 이것은 뛰어난 수학적 능력만으로는 풀기 힘든 문제로 추리력과 유연한 사고방식까지 함께 판단하기 위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 문제는 다음과 같이 풀 수 있다. 두 번째 줄의 숫자(1 1)은 첫 번째 줄에 “1개의 1이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따라서 세 번째 줄의 2 1은 “2개의 1이 있다”는 뜻이 된다. 이런 식으로 풀어나가면 맨 아랫줄의 네모 안에 들어갈 정답은 “3개의 1이 있고 2개의 2가 있으며 1개의 1이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3 1 2 2 1 1이 된다.

박영경 해외정보작가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