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 의원이 대검찰청을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10년간 피의사실공표죄와 경찰관직무집행법위반죄로 기소된 검찰과 경찰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사진=박은숙 기자
피의사실공표죄는 검찰·경찰 등 범죄수사에 관한 직무를 수행하거나 감독·보조하는 자가 그 직무를 행하며 안 피의사실을 공소제기 전에 공표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는 중범죄다. 또한 경찰관직무집행법 위반죄는 경찰력을 남용해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친 경우 성립한다.
헌법이 천명한 무죄추정의 원칙과 수사기관에 부여된 비밀준수 및 인권존중 의무를 실현하기 위한 조치다. 법원도 피의사실 공표의 허용요건을 매우 엄격하게 보고 있다. 공권력의 수사결과 공표는 그 내용의 진실성에 강한 신뢰가 갈 뿐만 아니라, 나중에 무혐의 처분을 받더라도 피의자는 물론 가족을 비롯한 주변인이 입은 상처를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이 같은 법 위반으로 기소된 검사와 경찰관이 전혀 없어 논란이 예상된다.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검찰청으로부터 사건처리 현황을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325건의 피의사실공표죄와 81건의 경찰관직무집행법위반죄가 접수됐으나 이 중 기소에 이른 사건은 단 한 건도 없었다.
법률의 통제를 받아야 할 수사기관이 자신들의 직무상 범죄를 수사·기소하는 것을 게을리 하면서 사실상의 면책특권을 누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박주민 의원은 “수사기관이 정작 자신들의 범죄에 대해서는 눈감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며 “제 식구 감싸기 관행을 고치지 않고서는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