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영 충남지사 권한대행의 기자회견
[홍성=일요신문]육심무 기자 = 지난 3월 5일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정무비서 김지은씨가 방송에 출연해 안 전 지사에게 성폭행 당했다는 사실을 폭로하자 충남도정은 패닉 상태에 빠졌었다.
지난 대선과정에서 문재인 대통령에 이어 더불어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2위를 차지했던 안 전 지사는 대권가도를 다지기 위해 일찌감치 3션 연임 당선이 확실한 것으로 전망되던 충남도지사 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상황이었다.
여당의 차기 유력한 대권 주자로 충남도민들의 기대와 지지를 받았던 안 전 지사의 이어지는 성범죄 폭로는 도민들의 분노와 도정에 대한 불신을 불러일으켰다.
이러한 격량에 휘말린 충남호의 키를 넘겨받은 남궁영 충남지사 권한 대행은 지난 한달간 조직을 추슬러 도정의 안정과 주민들의 신뢰를 되찾는데 주력했다.
남궁영 권한대행은 3일 충남도청 문예회관에서 열린 행복한 직원 만남의 날 행사에서 “희망은 가슴속에서 피어나는 꽃이다라는 희망메시지의 글귀처럼 가슴속에 희망이라는 꽃을 담고 좋은 미래를 만드는 데 집중하자”면서 “이제부터 잔인한 3월은 잊고 희망의 4월을 이야기하자”고 당부했다.
남궁 권한대행은 “도정 당면과제로 국비확보, 2018생활체육대축전, 구제역·AI 대응, 산불, 국가안전대진단 등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안정적으로 수행하는데 힘을 모아줄 것”을 요청하며 “저부터 도정에 대한 애정을 갖고 도민과 직원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일하겠으니 충남도 공직자 여러분들도 진실 된 마음으로 도정에 임해 달라”고 부탁했다.
또 “도정을 어느 한 시점이 아니라 흐름으로 본다면 민선 5·6기에도 좋은 변화들이 있었다. 이러한 성과마저 잊어서는 안 된다”면서 “과거에 비해 두드러지는 민선 5·6기 도정 성과로 민주 행정, 거버넌스 행정, 프로 행정의 정착”을 꼽았다.
아울러 “프로 행정은 직업 공무원으로서 어떠한 시대적·정치적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고 도민만을 바라보고 도정을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는 의미”라며 “프로 행정가로서 도민의 뜻을 담아 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도정운영의 중심을 잡아달라”고 말했다.
남궁 권한대행은 도지사 궐위에 따른 국비 확보 차질을 방지하기 위해 정책설명회를 앞당겨 개최하는 등 지난달 13일부타 내년 국비 확보 목표 달성을 위한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지역구 국회의원 초청 간담회
우선 지난 29일 국회에서 도내에 지역구를 둔 박완주, 양승조, 이명수, 강훈식, 김종민, 어기구, 정진석, 김태흠, 성일종, 홍문표 의원 등 도내 10개 지역구 여야 국회의원을 초청해 충남 발전을 위해 국회 입법화나 제도 개선이 필요한 사항, 정부 정책 반영이 필요한 사항, 내년 국비 확보 현안 사업 등을 설명하며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충남도는 평소 국회의원 초청 정책설명회를 매년 6월 실시해왔으나 올해는 3개월가량 앞당겨 개최해 국회의원들에게 지역 현안을 보고하고, 난관 극복을 위해 힘을 모아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 22일에는 서울에서 도내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의원 보좌진과 간담회를 열어 내년 현안 사업을 설명했다.
특히 각 실·국별로 소관 중앙부처 충청 향우회와 간담회를 개최해 정부예산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충남도는 도지사 궐위로 정부예산 확보에 여러 어려움이 예상되나 국비는 현안 사업 추진을 위한 절대적인 요소인 만큼 내년 국비 확보 목표액을 올해 확보한 국비보다 4896억원 많은 6조 3000억원으로 잡고, 행정 역량을 총동원해 전방위 활동을 펴 나아갈 방침이다.
내년 국비 확보 대상 주요 신규 사업으로는 △세종시~KTX공주역~논산․부여간 연계교통망 구축 △세종시~정안IC~국도32호간 연계교통망 구축(내포연결도로 개선) △서산 공군 비행장 민항유치 △삽교역사 설치 △디스플레이 혁신공정 플랫폼 구축 △당진~아산 고속도로 건설 △가로림만 국도38호 노선지정 및 연육교 건설 등이다.
또 △대산임해산업지역 해수담수화 사업 △탄소자원화 실증 사업 △금속소재부품산업 기술혁신 플랫폼 구축 △한국 어촌마을 조성 사업 △국립 해양바이오산업 진흥센터 건립 △안흥 마리나항만 조성 사업 △지방의료원 기능 보강 사업 등도 주요 국비 확보 대상 신규 사업이다.
충남도 긴급간부회의
남궁영 권한대행은 안 지사 미투 사건이 불거진 다음날인 지난달 6일 공직자들에게 “엊저녁 안희정 지사와 관련된 뉴스 보도를 접하고, 저를 비롯한 공직 동료 여러분들 모두 놀랐고, 충청남도 공직자로서 긍지를 가지고 묵묵히 소임을 다해오던 여러분들의 실망이 클 것”이라며 “도정을 총괄 책임지는 지휘부의 일원으로서 저 역시도 똑같은 마음”이라고 밝혔다.
또 “오늘 새벽에 지사직 사퇴 의사를 표명하고 사임서를 제출함으로써 지방자치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절차가 진행될 것이며, 민선 7기 지사께서 취임하는 6월말까지 행정부지사인 제가 ‘도지사 권한대행’이 되어 도정을 총괄 운영해야 할 것”이라며 “그동안 우리 도정은 개인의 리더십에 좌지우지된 것이 아니라 조직과 시스템, 그리고 직업공직자들의 헌신에 기반을 두고 있으므로, 권한대행 체제에서도 큰 차질 없이 운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우리는 지사가 자리에 없는 비상상황에서 직업공직자들이 흔들리면 도민들의 삶은 더 흔들린다는 점을 깨닫고, 더 큰 경각심과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업무에 임해야 할 것”이라며 “권한대행인 제가 도민들의 선출직 대표가 아닌 만큼, 각종 현안에 대해 공직 동료 여러분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경청하여 결정권을 행사하도록 하겠으니, 각종 현안 등 맡은 소임을 흔들림 없이 수행해 주시기 바라며, 모두가 힘을 모아 이 사태를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도록 함께 해달라”고 부탁했다.
남궁 권한대행은 이어 긴급 간부회의를 열어 “도정 당면 현안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각 실·국장은 보다 더 큰 책임감을 갖고 업무에 임해 줄 것”을 당부하며 “특히 예비타당성 조사 사업을 비롯한 국비 확보 대상 사업은 권한대행과 실·국장이 직접 챙기고, 부족한 부분은 실무선이 뒷받침해 달라”고 말했다.
또 “충남도정은 공직자 모두가 시스템적으로 일하는 조직인 만큼, 도정에 누수가 없도록 흔들림 없이 당면 현안을 더 치밀히 챙기고 그동안 정한 방향대로 업무를 추진하라”고 덧붙였다.
남궁영 충남도지사 권한대힝
이어진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도 공직자들은 도지사의 직무 수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직원 모두가 경각심과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더 열심히 일하겠다는 다짐의 말씀 올린다”고 말했다.
남궁 권한대행은 “안 지사의 일탈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고 정무라인 공무원들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면서 “수행 비서 임용 당시 여성 임용에 대한 문제점을 제시했으나 양성평등의 관점에서 새로운 시도라는 설명과 특히 정무라인 인사는 인사권자의 의향이 가장 강하게 작용하는 자리라서 마음에 미진한 점은 있었지만 의견 제시 이상의 강력한 반대는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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