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준 기자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위치한 상도커뮤니티복합문화센터 건물 전경.
본지의 기사 요지는 대략 이러하다. D 지역주택조합(조합)은 분담금을 낮추기 위해 용적률을 높이길 원했다. 마침 장기전세주택(시프트) 사업지를 물색하던 서울시는 2011년 1월 역세권 장기전세주택 지구단위계획에 위의 조합을 포함한다. 서울시는 조합의 용적률 상향을 허가하는 대신 단지 내 일부 가구를 시프트 입주로 돌리기로 조합과 합의한다. 여기에 양측은 추가적인 조건에 동의한다. 공원과 의무보육시설(어린이집) 부지를 동작구에 기부채납하고 아파트에 입주민은 물론 지역주민을 위한 복합문화센터로서 ‘커뮤니티센터’를 설립 및 활용하도록 한 것이다.
당시 D 지역주택조합의 조합장은 현재의 A 동작구의원이다. 조합장 시절 A 구의원은 2015년 4월 조합 총회에서 별도의 사단법인을 설립해 커뮤니티센터를 운영 관리하도록 합의한다. 실제 2016년 1월 27일 서울시 승인을 받아 A 구의원을 대표이사로 하는 사단법인이 설립됐다.
문제는 소유권이다. 조합원 및 주민들 상당수는 커뮤니티센터가 공원부지나 단지 내 어린이집처럼 서울시 혹은 동작구에 ‘기부채납’된 것으로 알고 있었다. 사단법인은 그저 ‘관리자’인줄만 알았지, 센터 건물이 사단법인의 재산으로 ‘증여’ 받은 사실은 별도로 공지되지 않았던 것이다.
여기에 현재 커뮤니티센터의 활용 내용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사단법인은 정관을 통해 센터를 지역주민의 소통과 참여 사업에 활용하도록 목적을 적시했지만,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공간을 영리사업체들에게 임대를 주고 있었다. 즉 법인의 본래 취지와 달리 영리적 목적의 임대업을 하고 있는 셈이었다.
일요신문이 입수한 2016년 2월 동작구청의 D조합 입주자모집 승인 결재서류에는 입주자모집공고(안)이 첨부됐다. 그 안에는 커뮤니티에 대한 기부채납 언급이 나온다. 그래픽=백소연 디자이너
이에 대해 A 구의원은 본지에 “기본적으로 조합 총회에선 센터가 ‘기부채납’된다고 한 적이 없다”며 “센터 운영을 위한 법인 설립은 조합 안에서 합의됐고, 세부사항은 집행부에 위임됐다”라고 반박했다.
A 구의원은 센터의 목적을 두고서도 “센터에 입점한 업체들은 기존 지역 업체들이며 시세보다 저렴하게 입주했기에, 이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엄연한 지역사업”이라며 “추후 법인 형편이 나아지면 추가적으로 지역 관련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제1386호 기사 참조)
하지만 취재 과정에서 다소 의문이 남는 대목이 있었다. A 구의원이 커뮤니티센터와 관련해 세부사항은 집행부에 위임키로 했다지만, 왜 굳이 ‘증여’ 사실을 조합원에 별도로 통보하지 않았는지, 그리고 왜 상당수 조합원과 입주민들은 센터가 단순히 ‘기부채납’됐다고 알고 있는지 등이다.
더군다나 A 구의원이 대표이사로 등재된 법인의 설립은 조합 총회를 통해 이뤄진 것이다. 법인의 재산 관계는 응당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다. 이 때문에 ‘증여’ 사실은 조합원과 입주민들이 알고 있어야 할 사항이었다.
이런 와중에 일요신문은 동작구청이 지난 2016년 2월 조합의 입주자모집을 승인하는 결재서류와 이에 첨부된 ‘입주자모집공고(안)’ 전문을 입수할 수 있었다. 이는 본지에 A 구의원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세입자 B 씨가 지난 11월 동작구청에 정보공개를 청구해 확보한 것이다.
서류 확인 결과 조합이 작성해 구청에 제출한 모집공고(안)에는 문제의 커뮤니티센터와 관련한 내용도 적시돼 있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206동 하부에 있는 커뮤니티 지원시설은 준공 후 동작구에서 운영할 기부채납 시설로 이용방법 및 절차는 동작구 기준으로 운영될 예정임”
본지는 이와 함께 당시 배포된 D 아파트 입주자 유의사항에도 동일한 내용이 언급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커뮤니티센터와 관련해 ‘기부채납’이 언급된 적이 없다는 앞서 A 구의원의 주장과 상반되는 부분이다. 조합이 직접 작성한 ‘입주자모집공고(안)’과 배포된 입주자 유의사항에는 정확히 센터가 동작구에 ‘기부채납’될 예정이라고 언급된 것이다. 특히 모집공고(안)은 동작구청 승인서류에 첨부된 것이기 때문에 공식적인 내용이라 할 수 있다.
왜 상당수 조합원과 입주민들이 센터가 기부채납된 것으로만 알고 있었는지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일요신문은 12월 11일~12일까지 양일 걸쳐 A구의원에 수 차례 연락을 취해 앞서 의혹에 대한 해명을 요청했지만, 아무런 답도 듣지 못했다.
동작구청 관계자는 해당 서류가 실제 정보공개청구 과정을 통해 전달된 공식 승인 결재 서류임을 인정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확인 결과 센터는 기부채납되지 않았다. 그 이유에 대해선 담당자가 바뀌어서 지금 당장은 확인할 수 없다”고 답했다.
한편, 이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 기자는 12월 11일부터 12일까지 전화와 문자메시지 등 네 차례에 걸쳐 A 구의원에 연락을 취했다. 특히 해명이 필요한 구체적인 서류 캡처 파일을 담은 메시지를 A 구의원에게 전달해 12일 오후까지 답변을 요청했지만, 그는 아무런 답변도 주지 않았다.
한병관 기자 wlimodu@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