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KTX에서 마스크를 미착용한 상태로 음식물을 섭취한 여성이 5일 입건됐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철도특별사법경찰대에 따르면 피해자로 알려진 B 씨는 지난 4일 철도특별사법경찰대에 A 씨를 처벌해 달라며 고소장을 제출했다. 철도특별사법경찰대는 목격자 진술과 당시 상황이 녹화된 동영상 등을 검토해 A 씨를 이날 입건했다.
A 씨는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잘못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철도경찰대 관계자는 “철도안전법과 감염병예방법은 행정처분 사안이라 과태료가 부과된다”며 “모욕죄에 대해서도 신속히 조사해 조만간 검찰로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B 씨는 지난 2월 온라인 커뮤니티에 ‘KTX 무개념 햄버거 진상녀’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B 씨는 “남편과 KTX를 타고 가는데 동대구역에서 어떤 젊은 여자가 타더니 마스크를 내리고 초코케이크를 먹었다”며 “승무원이 여기서 드시면 안 된다고 마스크를 올리라 했더니 들은 척도 안 했다. 승무원도 어이가 없어서 그냥 가더라”라고 전했다.
B 씨는 또 A 씨가 햄버거를 섭취하자 “나가서 통로에서 드셔달라”라고 요청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A 씨가 “내가 여기서 먹든 말든 무슨 상관이냐”며 “천하게 생긴 X이 너 우리 아빠가 도대체 누구인 줄 알고 그러느냐. 너 같은 거 가만 안 둔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마스크를 내리고 음식물을 섭취하는 행위는 방역수칙 위반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열차 내 마스크 미착용시 1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또 방역수칙을 지켜 달라는 승무원의 지시를 거부하면 강제 하차 등 조처가 내려진다. 당시 코레일 관계자는 “A 씨에 대한 진상 파악 등 논의 중에 있다”며 “실제로 A 씨가 승무원 제지에 불응한 것이 아니어서 위반으로 간주하기 애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B 씨뿐 아니라 코레일 측도 A 씨에 대해 철도안전법과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상황. 사태가 알려진 뒤 전했던 입장과 다르다. 이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지시불이행’과 관련해 고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철도안전법상 철도종사자에 속하는 승무원이 고객에게 방역수칙을 권고하는 것은 ’지시‘로 규정한다. 즉 A 씨가 승무원의 방역 권고를 즉시 이행했지만 승무원이 자리를 피한 뒤 마스크를 다시 벗고 음식물을 섭취해 지시불이행으로 간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CCTV 등을 통해 (A 씨가) 승무원이 있는 자리에선 방역수칙 지시를 이행했지만 승무원이 다음 칸으로 이동하자 방역 위반 행위를 이어간 것으로 확인했다”며 “이는 지시불이행이다”라고 강조했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