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권은 십자포화를 쏟아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장모가) 10원 한 장 받은 것 없다고 했는데, 국민 재산에 피해를 준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해야 하고 윤석열 후보의 책임이 있는 언급이 필요하다”고 했다. ‘10원 한 장’ 발언에 대해 윤 전 총장은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통해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사필귀정”이라고 했고, 이광재 의원은 “윤 전 총장의 파렴치함이 드러나는 순간으로, 헌법과 법치주의로 대국민 표팔이를 해온 윤 전 총장의 해명이 궁금하다”고 했다. 강병원 최고위원은 “빙산의 일각만 드러났을 뿐인데 벌써 ‘윤석열 몰락의 종소리’가 울린다”며 “급조된 후보임을 자인하고, 조속히 대국민 사과를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동업자만 기소되고 장모만 무혐의 처분이 내린 부분에 대해 조사, 감찰해야 한다”면서 “추미애 전 장관의 윤석열 배제 수사지휘권 행사가 없었다면 이번에도 묻혔을 것”이라고 했다. 추미애 후보는 장관 재직 시절 윤 전 총장 관련 수사를 담당했던 일선 검찰청이 상급자 지휘 없이 결과만을 총장에게 보고하도록 하는 조치를 실시한 바 있다. 이 중 하나가 윤 전 총장 장모가 실형을 받은 요양급여 부정수급 건이었다.
여권에선 “이제 시작”이라는 반응이다. 장모 최 씨는 요양급여 외에도 사문서 위조, 부동산 실명제법 위반 혐의로도 재판을 받고 있다. 경찰은 최 씨가 ‘납골당 이권사업’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도 수사하고 있다. 윤 전 총장 부인 김건희 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여 의혹, 전시기획사 코바나컨텐츠 협찬금 명목 금품수수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윤 전 총장 본인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입건된 상태다.
여권 인사들은 윤 전 총장이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수사를 할 때 내세웠던 ‘경제공동체’ 논리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혐의에 박 전 대통령을 묶었던 것처럼 장모와 처 의혹에서 윤 전 총장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윤석열 특검’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야권 유력 주자를 겨냥한다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다.

당 일각에선 ‘1야당 우산’이 더욱 필요해진 윤 전 총장 입당이 더욱 빨라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앞서의 재선 의원은 “(입당을 둘러싼) 주도권은 이제 우리가 쥐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그동안 당에선 이준석 대표의 ‘버스 정시 출발’을 놓고 이견이 많았다. 윤 전 총장이 들어오지 않아도 출발해서 되겠느냐가 핵심이었다. 하지만 이젠 윤 전 총장에게 ‘버스 떠난 뒤 손 흔들어도 소용없다’는 메시지를 주면서 입당 절차를 서둘러야 한다. 윤 전 총장도 입당 외엔 다른 선택지가 없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장모 법정구속에 대해 윤 전 총장은 “법 적용에 예외가 있을 수 없다”면서 원칙적인 입장만을 밝혔다. 캠프 관계자들도 “밝힐 입장이 없다”면서 입을 닫았다. 이럴 수밖에 없는 게 마땅한 대응책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윤 전 총장은 이런 상황에 대해 돌파 의지가 상당히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전 총장 측 한 법조인은 이렇게 전해왔다.
“윤 전 총장은 박근혜 정부 때 국정원 댓글 수사, 또 조국-추미애 갈등 등을 거치며 권력과 타협하지 않고 싸웠다는 데 자부심을 갖고 있다. 권력에 핍박받는 투사 이미지로 대선주자로까지 올라온 만큼, 여권의 공세 역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검증은 그만큼 자신이 위협적이기 때문 아니겠느냐라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과거 중도하차했던 후보들과는 달리 끝까지 완주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곤혹스러운 모습이 역력하다. 장모와 처 문제가 대권 레이스 내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에서다. 윤 전 총장 측 관계자는 익명을 요구하며 “검찰총장으로서 장관과 싸울 때를 비교해선 안 된다. 국민들의 눈높이는 예전보다 더 엄격해졌다. 장모가 1심에서 실형을 받았다는 것은 치명적이다. 초대형 악재다. 내부에선 절망감을 토로하는 이들도 있다”면서 “이회창 대세론이 아들 때문에 꺾였다는 것을 떠올려 보라”고 말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