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 캘리포니아를 비롯해 올여름 세계 곳곳이 불타고 있다. 그리스, 이탈리아, 터키, 캐나다 등 쉴 새 없이 전해지는 초대형 산불 소식에 세계인들은 지구 온도 상승과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실감하기 시작했다.
특히 시베리아마저 기온이 치솟으며 사상 최악의 산불이 번지고 있다. 우리나라 내륙 지방인 경북 안동에서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일상화되고 대형화되는 산불. 많은 과학자들은 산불을 기후변화의 붉은 신호로 본다.
세계의 어느 한쪽이 바싹 마르면서 불타는 동안 또 다른 한쪽은 홍수로 신음하고 있다. 독일을 비롯한 서유럽에서는 100년 만에 대홍수가 일어났고 중국 허난성은 기록적 폭우로 도시기능이 마비됐다.
왜 어떤 지역은 물이 없어 말라가는데 어떤 지역에는 물폭탄이 쏟아지는 것일까. 여기에는 기후변화에 따라 달라진 지구 물 순환 구조에 그 비밀이 있다.
지구과학자 조천호는 이렇게 말한다. "기온이 올라가면 동토지대는 녹을 것이고 동토지대가 녹으면 다시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는 과정이 무한 반복될 것이다"라고. 이렇듯 동토에서 메탄이 분출되면 지구는 걷잡을 수없이 뜨거워질 것이고 기후는 돌이킬 수 없는 회복 불능의 상태 이른바 티핑포인트(tipping point, 급변점)에 이르게 된다.
그때부터는 인간이 온실가스 배출을 0으로 줄여도 지구 생태계는 계속해서 뜨거워진다. 이것은 어떤 의미일까. 지구 환경이 돌이킬 수 없는 지점으로 다가간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지금 기후변화의 엔드 게임. 즉 최종 단계의 시점으로 향하고 있다.
한편 아역배우 박예린 양이 '엔드 게임 1.5도'에 출연할 예정이며 배우 여진구가 내레이션을 맡는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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