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이라고 방심했던 탓일까. 지난 12일 새벽 편의점 앞에 앉아있던 은미 씨(가명)에게 누군가가 다가왔다. 핸드폰을 보던 은미 씨에게 하는 듯한 중얼거림에 고개를 들어보니 처음 보는 낯선 남자가 은미 씨에게 말을 걸고 있었다.
그런데 그에게서 나온 충격적인 발언을 듣고 은미 씨는 두려움에 떨었다고 한다.
박은미 씨(가명)는 "제가 네? 뭐라고요? 하니까 '너무 섹시하세요 제가 자위행위해도 돼요? 한 번만 할 게요' 이 말을 2,3분 동안 계속 반복을 하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이른 새벽이라 도와줄 행인 한 명조차 없었고 겁에 질린 은미 씨가 싫다고 하자 유유히 자리를 뜬 남자. 소식을 듣고 달려온 은미 씨(가명) 남자친구가 동네를 몇 바퀴 돌아 남자를 찾아 경찰 신고를 하는데도 남자는 아주 태연하고 당당했다고 한다.
남자친구 이재훈 씨(가명)는 "그게 뭐가 잘못이에요? 너무나도 당당한 표정으로 말투와 난 당당한데? 이런 느낌"이라고 말했다.
경찰이 도착하고 은미 씨(가명)는 남자가 그토록 태연하고 당당했던 이유를 알게 되었다. 단 둘이 있는 곳에선 그 어떤 성적 발언을 들어도 처벌할 수 있는 법령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결국 남자는 아무런 조치도 없이 그 자리를 떠날 수 있었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일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 은미 씨(가명)가 피해사실을 인터넷에 올리자 많은 목격담들이 댓글로 달렸고 실제로 이 남자에게 같은 수법으로 성희롱을 당했다는 피해자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성범죄로 처벌할 수 없는 성범죄. 그 틈을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는 남자. 우리와 연락이 닿은 남자는 자신의 행동이 뭐가 잘못이라며 '합법적'이라고 까지 말하는데 남자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지 알아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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