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소 건설 계약 체결로 자본잠식 해소 청신호…유가 올라 사우디정부 인프라 투자 기대감
지난 7일 삼성물산에 따르면 삼성물산 사우디법인은 최근 타나집 가스 플랜트를 위한 열병합 캡티브 발전소(자가 발전용 발전소)를 건설하기로 하고 마루베니 컨소시엄과 계약을 맺었다. 계약금액은 8390억 원이다. 계약 주체는 마루베니 컨소시엄이지만 사업주체는 사우디 국영석유공사 아람코다. 마루베니 컨소시엄은 시행사로서 역할을 맡아 삼성물산 사우디법인과 이번 계약을 맺었다. 해당 공사는 삼성물산이 단독으로 참여해 설계·조달·시공(EPC)를 수행한다. 공사기간은 2021년 9월부터 2025년 8월까지다.
삼성물산이 이를 반전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지 눈길이 쏠린다. 삼성물산은 그동안 사우디아라비아 플랜트 시장에 공을 들였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이 2019년 추석 기간 직접 삼성물산 사우디 지하철 공사 현장을 방문해 현장 직원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또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 겸 부총리와 회동하기도 했다. 사우디 방문 2개월 전 무함마드 왕세자가 한국에 방문했을 당시에도 이 부회장은 시간을 내 무함마드 부총리와 회동을 갖고 관련 사업을 논의했다.
다만 이후 삼성물산 사우디법인의 성과는 미미했다. 오히려 2019년 5억 200만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전년 506억 원 순이익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당시 시장이 불황이었던 것 같지는 않다. 사우디에서 플랜트 및 건설 사업을 하고 있는 한 건설사 관계자는 “국내 건설사가 수주한 사우디 수주 물량은 국내 건설사 전체 해외 수주 물량 가운데 대략 16~17%를 차지할 만큼 큰 시장이다. (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다소 물량이 줄었지만 종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의 사우디법인은 체질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2020년 기준 자본총계 마이너스(-) 1824억 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재무상황이 악화된 것은 2015년 공기 지연에 따른 쿠라야 발전소 프로젝트 손실(1500억 원)을 반영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적 개선을 위한 업황은 긍정적이다. 원유 가격이 최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78.93달러를 기록했다. 2014년 10월 이후 7년 만에 최고치다.
석유 생산 산업 비중이 높은 사우디는 원유 가격 상승에 따라 인프라에 대한 발주 물량을 늘리는 모습을 보인다. 유가 상승에 따라 유동성이 늘어나면 상대적으로 인프라에 투자할 자금 여력이 생긴다. 최근 유가 상승으로 사우디 정부가 인프라 투자를 늘릴 것이란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우선 최근 몇 년간 원유가격 하향세 탓에 늦춰졌던 500조 원 규모의 스마트시티 건설 사업인 네옴 프로젝트에 다시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 외에도 사우디 건설·플랜트 시장도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 사우디법인에도 ‘기회의 시간’이 다가오는 셈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그동안 원유 하락의 영향으로 실적이 저조했던 측면이 있지만 최근 원유 가격 상승으로 사우디법인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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