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등을 가진 은빛 물고기로 늘 밥상 한 귀퉁이에 놓여있던 국민생선 고등어. 찬바람에 온몸 가득 기름을 채운 고등어가 가장 맛있는 제철 제주 인근 바다는 고등어잡이로 불야성을 이룬다.
값싸고 흔한 데다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 DHA 등 영양도 풍부한 고등어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인기 1위 생선 자리를 오랫동안 지켜왔다. 지글지글 고등어 굽는 냄새만으로도 옛 추억이 떠오르고 땀내 가득한 고된 날들, 마음의 허기까지 채워주던 오랜 친구 같은 생선 고등어를 만난다.
어두운 새벽 고등어를 싣고 돌아오는 운반선들이 부산항에 속속 도착하면 부산공동어시장 사람들의 발걸음은 분주해진다. 국내 최대 수산물 위판장인 부산공동어시장은 우리나라 고등어의 90%가 거래되는 곳. 하루 최대 10만상자, 약 500만 마리의 고등어가 매일 부산공동어시장으로 쏟아져 들어온다.
배에서 내린 고등어들을 어시장 바닥에 부려놓으면 일일이 부녀반의 손을 거쳐 크기별로 1번부터 5, 6번까지 선별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고등어 선별작업이 끝나면 경매가 시작되고 치열한 눈치싸움을 거쳐 주인을 만난 고등어들은 다시 전국 각지로 흩어진다.
29년차 중매인 박동욱 씨는 매일 낙찰받은 고등어를 들고 단골식당을 찾곤한다. 직접 먹어봐야 좋은 고등어를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란다. 가시에 붙은 살을 바짝 구워 놓으면 갈비처럼 맛있다 해서 이름이 붙은 고갈비와 갓 잡아 온 싱싱한 고등어에 묵은지가 더해진 고등어묵은지찜까지 고등어에 울고 웃으며 살아온 부산공동어시장 사람들의 고된 하루의 희망을 담은 고등어 밥상을 만나 본다.
한편 이날 방송에는 용산구 고등어 구이 골목, 안동 간고등어, 욕지도 고등어 이야기, 제주 말린 고등어와 고도리젓 등을 소개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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