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반, 통영반에서 새로운 해석의 소반과 교자상까지 우리 밥상이 오래 품어온 이야기를 만나다.
그 풍광만큼이나 아름다운 문화가 꽃핀 통영은 임진왜란 이후 설치된 12공방에서 진상용으로 군자금 조달용으로 다양하고 귀한 물품을 만들었다 전한다.
그 중 하나가 통영소반이다. 이 통영반이 300여 개가 넘게 채워진 공간이 있다. 이것들의 주인은 통영향토요리연구가 이상희 씨. 통영의 음식들을 연구하다보니 자연스레 통영소반을 모으게 됐다는 그는 망가진 통영소반 하나를 포장하더니 어디론가 향한다.
상희 씨가 찾은 곳은 삼도 수군 통제영의 12공방 터. 나무 깎는 소리를 따라가보니 국가 무형 문화재 제99호 통영소반장 추용호 씨를 만나게 된다. 그의 부친 추을영 통영소반장은 고모부인 윤기현(작곡가 윤이상의 부친)에게 소목 공예를 배웠다.
그러나 1973년 갑작스레 타계했고 당시 스물 네 살이던 추용호 장인은 부친이 받아놓은 주문을 책임지기 위해 소반을 만들기 시작했단다.
평소 통영소반을 수리할 일이 있거나 궁금한 것이 있으면 자주 추용호 소반장을 찾았다는 이상희 씨가 밥상을 차리겠다는데 처음으로 꺼내온 요리재료가 어마어마한 크기의 통영 대구다.
날이 추운 이맘 때 잡히는 대구는 워낙 커서 소 한 마리 잡는 것과 같다고 해 '누렁이'라고도 불린단다. 대구를 살짝 말려서 만드는 대구마른회, 무가 좋은 겨울에 담가먹어야 맛있다는 볼락김치, 제사상에도 올린다는 털게와 방풍나물로 만든 방풍탕평채까지 오랜 시간 귀하게 간직해온 통영소반에 통영의 옛 맛을 차려본다.
한편 이날 방송에는 나주 소반, 소반 디자이너 하지훈, 사궐 교 교자상 등을 소개한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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