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119 구급 센터로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외출했다 집에 돌아와 보니 아이가 숨을 쉬지 않고 있다는 아이의 엄마.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은 사랑이(가명)를 보고는 큰 충격에 빠졌다고 한다.
구급대원은 "4살이 맞냐, 장애가 있냐 여러 번 물어볼 정도로 굉장히 나이에 맞지 않는 체격을 가지고 있어서 누가 봐도 이 아이는 너무나도 작고 왜소하고 마른 상태였습니다"라고 말했다.
사랑이는 그 나이 또래 아이들보다 훨씬 왜소해보였다고 한다. 또래 아이들 몸무게가 보통 15kg대인 반면 아이는 고작 6~7kg로 굶어죽은게 아닌가 의심될 정도였다.
사랑이를 검안한 의사의 신고로 아이 엄마를 아동학대 혐의로 긴급체포한 경찰. 사랑이는 왜 이렇게 비참하게 죽어갔던 걸까.
아이가 죽어갈 당시 집에는 17개월된 어린 동생 한명만 같이 있었다는데 동생의 영양 상태또한 심각해 현재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는 상태다.
아이의 엄마는 경찰에게 집안 형편이 어려워 어쩔 수 없었다고 진술했다는데 우리는 경찰에 입건돼 조사를 받았던 아이 엄마의 동거남을 만날 수 있었다.
동거남 박 아무개 씨는 "배고프면 울잖아요? 배고프면 우는데 안 울길래 저는 애기엄마가 (밥을) 줬는지 알고 저도 따라서 계속 이렇게 안 챙겼는데 그렇게"라고 말했다.
아이의 상태를 몰랐냐는 질문에 아이가 울지 않았기 때문에 배가 고픈지 몰랐다는 이상한 말을 하는 동거남 박 씨. 심지어 지난 2월부터 사랑이의 옷을 갈아입혀줄 때 '너무 말랐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병원에 데려갈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고 한다.
게다가 숨진 3살 아이에게 하루에 한 끼 그것도 라면 국물에 밥을 말아줬다며 자신은 할 일을 다했다는 듯이 얘기하는 남자. 그도 결국 지난 화요일 아동 학대 혐의로 경찰에 구속되고 말았다.
2022년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이해하기 힘든 비극은 막을 수 없었던 것인지 알아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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