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피하는 골목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곳에 비를 피하러 온 직장인들의 발길은 물론이요 입맛까지 사로잡는 곳이 있다. 바로 장마철이면 떠오르는 대표 음식인 노릇노릇한 전이다.
부칠 때 지글지글 나는 소리가 마치 비 오는 소리와 흡사해 이맘때쯤엔 더욱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주문 즉시 철판에 기름 두르고 부쳐내는 것만이 주인장의 철칙이다. 미나리를 갈아서 부쳐 부드러운 미나리전과 스테디셀러인 김치전 아삭한 식감의 호박전이 모인 전 삼총사부터 특유의 향긋함이 일품인 돌미나리전이 식욕을 돋운다.
어디 이뿐이랴 얼큰하고 칼칼한 비지찌개와 든든한 묵밥이면 직장인들이 배를 채우는 것은 물론이요 감성까지 충전한다.
손님들에게 맛있는 부침개뿐만이 아니라 따뜻한 감성도 같이 전하고 싶다는 주인장. 덩굴이 우거진 한옥 외관과 하나둘씩 사 모으며 장식한 레트로 수집품은 가게의 멋을 살린단다.
그때 그 시절 피맛골의 정취가 소환되는 것 같다는데 장마철 입맛과 감성을 책임질 한 상을 만나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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