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매진스, 1% 지분 확보해 6개월간 보유하면 ‘주주제안’ 가능…“단순 투자목적 매입일 뿐” 설명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매진스는 지난해 11월 4일부터 지난 5월 12일까지 12차례에 걸쳐 한국투자금융지주 지분을 매입해 4만 7878주를 확보했다. 이는 전체 한국투자금융지주 유통주식의 0.09%에 해당한다. 지난 17일 종가 6만 2000원 기준 29억 원 규모로 이매진스의 자기 자본 대비 31.9% 수준이다.
이매진스는 투자업과는 거리가 있는 회사다. 대표 사업영역은 촬영 용역을 제공하고 디지털콘텐츠, 캘린더를 제작하는 업체다. 현재는 본업보다 본업 외에서 수익을 내고 있다. 지난해 이매진스는 20억 원의 매출액을 올렸지만 3억 7200만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 외 기타수익으로 9억 3700만 원을 올리면서 5억 2900만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수 있었다.
이매진스는 “한국투자금융지주 지분 매입은 ‘단순 투자’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투자 성적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이매진스가 한국투자금융지주 지분 매입에 나선 이후 해당 종목의 주가는 6만 8000원대에서 5만 5000원대까지 내려갔다가, 현재는 6만 원대 초반에서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이매진스는 왜 한국투자금융지주 지분 매입에 나섰을까. 이매진스가 다우키움그룹의 주력 계열사 키움증권과 같은 소속이라는 점에서 동종업계로 볼 수 있는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지분 매입 배경에 눈길이 쏠린다. 이매진스는 오너일가인 김동준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의 지배력이 높은 곳이다. 김동준 대표는 김익래 회장의 장남이다.
지배구조를 보면 김동준 대표(33.1%)→이머니(33.3%)→이매진스로 이어진다. 이외에도 이매진스는 키다리스튜디오(41.7%)와 다우데이타(25%)를 주요주주로 둬 100% 그룹 계열사 지배를 받는다. 키다리스튜디오가 이매진스의 최대주주 신분이지만 지배구조가 이머니→다우데이타→키다리스튜디오 등으로 짜여있어 이매진스는 김동준 대표의 직접적인 지배력 아래 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한국투자금융그룹은 다른 경쟁 증권사 오너일가에 비해 지배력이 약한 특징이 있다. 그룹 총수인 김남구 회장은 지난 6월 30일 기준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지분 20.7%를 확보했다. 자사주를 뺀 유통주를 기준으로 한 지분율은 21% 수준이다. 우호지분이 돼줄 친족 지분은 확인되지 않는다.
다우키움그룹은 다우데이타의 자회사 다우기술을 통해 키움증권 지배하고 있다. 다우기술이 확보한 키움증권 지분율은 41.4%로 상당한 지배력을 갖춘 모습이다. 미래에셋그룹의 경우 박현주 회장 등 오너일가가 지배력을 확보한 미래에셋캐피탈이 미래에셋증권 지분(의결권이 있는 보통주) 26.6% 확보했다. 자사주를 제외한 유통주식을 기준으로 보면 미래에셋캐피탈이 보유한 미래에셋증권 지분율은 34.9%까지 오른다.
이런 상황에서 이매진스는 1%까지 지분율을 높여 6개월간 보유하면 주주제안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주주제안을 통해 배당 확대, 이사 및 감사 선임 등을 요구할 수 있는 것. 주주로서의 권한이 크게 확대되는 셈이다. 이매진스가 1%의 지분을 모으려면 지난 17일 종가 기준 300억 원 정도의 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된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이매진스가 매입한 한국투자금융지주 지분 규모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면서도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동종 업계 회사라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이지만 꾸준히 지분을 매입해 1% 지분을 확보한다면 한국투자금융지주 오너일가도 신경이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금융지주 관계자는 “이매진스의 투자가 개인의 소액 투자이기 때문에 투자목적에 대해 확인이 어렵다. 이매진스의 공시 내용처럼 ‘단순 투자’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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