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의 고장 전주에서도 한국을 대표하는 맛과 멋이 녹아 있는 전주 한옥마을. 볼거리 먹을거리 넘쳐나는 이곳에서도 사람들의 눈길 발길 끄는 곳이 있었으니 바로 옆집 부자 김민영 씨(50)의 육전 가게다.
이혼 후 돌이 갓 지난 딸을 홀로 키우며 돈을 벌기 위해 닥치는 대로 일을 하던 중 우연히 찾은 야시장에서 음식 파는 매대를 보고 가슴 뛰는 설렘을 느꼈다는 민영 씨.
평소 요리에 자신이 있었던 그녀는 음식 장사를 결심했고 8년 전 야시장 매대를 시작으로 4년 후 당당히 한옥마을에 입성하며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단다.
민영 씨의 인생을 역전 시켜준 메뉴는 육전. 육전의 재료가 소고기가 아니다. 실향민이었던 외조부모님께 전수 받았다는 이북식 돼지고기 그것도 흑돼지의 뒷다릿살을 사용한 육전이란다.
아무도 따라 할 수 없는 맛을 선보이기 위한 레시피 개발을 위해 다양한 부위를 시식한 끝에 지방 함량이 적고 담백한 뒷다릿살을 선택해 가장 맛있는 육전을 위한 3mm 두께의 비밀까지 찾아냈다.
3단계에 걸쳐 육전을 굽는 불 조절 방법에 집안 대대로 내려오는 비법 맛간장을 응용해 칼칼한 청양고추를 곁들인 양념장까지 완성했다. 양파에 버무려 육전에 곁들이면 느끼함이 사라질 뿐 아니라 입맛까지 돋워 한 번 먹으면 멈출 수 없는 마성의 육전이 탄생했단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완성한 육전 하나로 월 매출 1억 원을 올리고 있다는데 어린 딸과 함께 서로를 의지하며 당당히 성공을 이뤄낸 싱글맘 민영 씨. 본인의 음식을 먹고 맛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가장 큰 행복을 느낀다는 민영 씨의 비밀 노트를 들여다본다.
이민재 기자 ilyoon@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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