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앞서 김해시는 2021년 8월 27일 김해 내덕지구 도시개발사업의 공사가 완료됐다는 공고를 게재했다. 내덕지구는 이처럼 사실상 공사는 모두 끝났으나, 환지에 따르는 공부정리가 마저 끝나지 않았다. 미완성 도시개발 사업으로 남은 것이다.
이런 가운데 내덕지구에 중흥S-클래스 아파트가 지어지고 있다. 도시개발 사업은 관련법에 따라 건축물을 건설할 경우 주택법에 따라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 고시할 경우 건축법에 따른 인·허가는 의제 처리되는 특혜를 누린다. 의제처리란 한마디로 관련 부서에 별도로 허가를 받는 게 아니라 부서 간 협의로 이를 끝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내덕지구 도시개발사업조합으로부터 체비지(환지로 정하지 아니한 곳)에 속하는 내덕지구 1B 2-1L 구역을 넘겨받은 중흥건설 계열사인 중봉건설은 2021년 8월 주택건설공사 감리자 모집공고를 시작으로 2022년 9월에 김해시로부터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을 받아 건축행위에 들어갔다. 건설 시공은 역시 중흥건설 계열사인 중흥토건이 맡고 있다.
일련의 과정을 보면 사업승인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절차상 하자가 존재한다. 해당 주택사업승인은 주택법 제21조(대지의 소유권 확보 등)에 따라 사업승인은 소유권이 확보되지 않아도 동법 2항 ‘사업주체가 주택건설대지의 소유권을 확보하지 못하였으나 그 대지를 사용할 수 있는 권원을 확보하면 가능하다’라는 조항에 의해 이뤄졌다.
이에 따라 중봉건설은 김해시로부터 주택사업승인을 받았고, 내덕지구 개인 소유의 토지에 공동주택(중흥S-클래스 더 퍼스트) 1040세대를 분양 목적으로 건설하고 있다. 소유권이 확보되지 않은 토지에 김해시는 건설공사 착공계를 수리했고, 분양할 수 있도록 해줬다.
문제는 주택법 제3조(다른 법률과의 관계)에 ‘주택의 건설 및 공급에 관하여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라고 명시돼 있다는 점이다. 건축법 제11조(건축허가) 11항에는 주택건설 승인과 관련해 ‘분양을 목적으로 하는 공동주택은 제외한다’라고 명시돼 있다. 주택법 제3조에 따라 건축법에 대한 별도의 규정이 있기에 김해시가 건축과의 의견을 물어야 했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건축법에 따라 분양 아파트는 건축허가의 선행 조건이 소유권 확보다. 주택법에 따라 건축물을 건축할 경우에 소유권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분양까지 한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인 셈이다. 지역의 한 행정 전문가는 “사업주체의 부도나 피치 못 할 사정이 발생할 경우 분양받은 자가 최소한의 재산권 침해를 보장받기 위해 토지가 사업주체의 소유에 있어야만 한다. 토지를 매각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길을 법률이 열어 놓았으나, 관련 규정을 지키지 않아 파생하는 문제에 대처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해시 공동주택과 관계자는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15조(입주자모집 시기) 1항 1호에 따라 분양 시 주택이 건설되는 대지의 소유권을 확보해야 하나, 대지를 신탁할 경우에도 이에 해당한다. 내덕지구 아파트 대지는 신탁돼 있는 것을 확인했기에 전혀 분양에 하자가 없다”고 말했다. 신탁사에 아파트 건설 대지를 신탁할 경우 대지 소유권은 신탁사로 넘어간다. 하지만 해당 토지대장에는 신탁사에 대지를 신탁한 흔적은 없다.
정민규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