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테마로 하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의 전통을 그대로 이어 이번 '가오갤 3' 역시 상실의 슬픔을 넘은 이들이 다시 한 번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특히 이번 작품은 너구리 로켓(브래들리 쿠퍼 분)의 서사를 중심으로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며 왜 그의 마음 속에 분노와 슬픔이 켜켜이 쌓이게 됐는지, 그리고 그 절망의 지층으로부터 어떻게 벗어나게 되는지를 조명하고 있다.
앞선 시리즈에서 그려진 로켓의 서사 구조 자체는 원작 코믹스를 보지 않은 관객도 영화 속에서 간간히 언급되는 짤막한 설정만으로 그리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을 만큼 단조로웠다. 그러나 '가오갤 3'에 이르러 인간의 보편적인 감정을 건드리며 공감을 자아내는 전개 방식은 관객들로 하여금 다음 장면과 대사를 충분히 예상하면서도 속절없이 눈물을 짜내게 만든다.

하이 에볼루셔너리의 우주선 안에서 벌어지는 액션은 이제껏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가 보여준 것 중 가장 호쾌하고 통쾌하다. 특히 좁은 우주선 통로에서의 전투 신은 팀 전원이 맞는 듯 맞지 않는 듯 헷갈리는 호흡 속에서도 압도적으로 시원시원하게 뻗어나가는 액션으로 관객들의 넋을 쏙 빼놓는다.
이 시리즈에 쏟아지는 호평의 한 축을 이뤘던 올드팝 위주의 OST도 앞선 1, 2편보다 더욱 풍부해진 플레이리스트로 각 액션 신의 빈 칸을 채워내며 귀까지 풍요롭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 하이 에볼루셔너리와 로켓의 과거 신마다 울려퍼지는 웅장한 클래식 음악이 더해지면서 완성된 역대급 사운드 트랙은 이번 '가오갤 3'만의 새로운 감상 지점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편까지의 이야기는 주인공의 입을 통해 설명하고, 새롭게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자연스럽게 작품 속에 녹아들었기 때문에 관객들은 정확히 그가 누구인지,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를 이 작품에서 골치 아프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 다만, 스포트라이트가 모두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팀과 하이 에볼루셔너리에만 쏟아져 있다 보니 주요 캐릭터 중 하나이자 초반 가디언즈 팀을 거세게 몰아붙였던 새로운 적 아담 워록(윌 폴터 분)의 서사가 빈약해진 것이 아쉬운 지점이다.
한편 이번 '가오갤 3'는 시리즈의 끝이면서 동시에 누군가에겐 새로운 시작 지점이 되기도 한다. 이들이 앞으로 이어질 MCU 페이즈 5의 새로운 영화, 특히 2023년 하반기 개봉 예정인 '더 마블스'와 내년 개봉 예정인 '캡틴 아메리카: 뉴 월드 오더' 등에서 어떤 미래로 그려질 것인지 호기심과 기대감을 동시에 남겼다는 것만으로도 '가오갤 3'는 성공적이고 안정적인 마무리를 완성한 셈이다. 어벤져스의 이야기가 끝난 뒤 새로운 '마블 히어로'에 아직 정을 붙이지 못한 팬들이 있다면 옛 기억을 되살려 '가오갤 3'로 다시 모여보는 것은 어떨까. 동물을 사랑하는 관객들은 눈물샘이 폭발하는 구간에 주의. 150분, 12세 이상 관람가. 5월 3일 개봉.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