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자 절반 이상, 경쟁 프로 ‘미스트롯’ 출신…비 오디션 출신은 린과 “오늘 앨범 냈다”는 마스크걸뿐
그런데 ‘불타는 트롯맨’ 1·2위 손태진과 신성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나가수’ 트롯 버전까진 아닐 가능성이 높아졌다. ‘불타는 트롯걸’이 방영됐다면 ‘현역부’ 소속으로 예선에 참여하는 현역 가수들 수준일 가능성이 높아진 것. 11월 28일 첫 방송을 통해 비로소 33명의 참가자가 공개됐다. 그런데 이들 중 31명이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이었다.
#23년 차 가수 린 참가 눈길
MBN과 크레아 스튜디오 측은 철저히 33명의 실체를 비밀로 유지했지만 첫 방송 이전에 공개된 참가자도 있다. 바로 데뷔 23년 차 가수 린이다. R&B와 발라드 가수로 유명한 린은 ‘...사랑했잖아...’ ‘실화’ 등 여러 히트곡을 보유하고 있으며 ‘시간을 거슬러’(해를 품은 달) ‘My Destiny’(별에서 온 그대) 등 OST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비록 트롯 가수 경력은 없어 ‘현역 여성 트롯 가수’라는 조건에는 모자람이 있지만 33명의 참가자 가운데 가장 유명하고 화제성도 크다.
‘현역 0년 차’인 린을 비롯해 33명의 참가자는 다음과 같다(경력 순). △‘현역 1일 차’ 마스크걸 △‘현역 1년 차’ 마리아 리스 △‘현역 3년 차’ 하이량 △‘현역 4년 차’ 김다현, 김산하, 김지현, 송민경, 장혜리, 전유진 △현역 5년 차 김나희, 두리 △현역 6년 차 강혜연, 박성연, 요요미 △현역 7년 차 별사랑 △현역 8년 차 세컨드 △현역 9년 차 김소유 △현역 10년 차 류원정, 반가희, 신미래, 윤수현. 여기까지 22명의 참가자들이 경력 10년 차 이하의 현역 가수들이다.
그리고 △현역 11년 차 마이진 △현역 12년 차 강소리, 주미 △현역 14년 차 유민지, 한봄 △현역 15년 차 박혜신, 윤태화, 조정민 △현역 16년 차 김양 등 9명의 참가자는 경력이 11년 이상인 베테랑들이다. 참가자는 모두 33명이지만 정확히는 31개 팀이다. 3인조 그룹 세컨드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들 33명 가운데 최소한 31명은 기존 트롯 오디션 참가자 출신이다.
MBN ‘보이스트롯’ 준우승과 TV조선 ‘미스트롯2’ 미(3위)에 빛나는 김다현을 비롯해 강혜연, 김소유, 류원정, 마리아 리스, 별사랑, 윤태화, 전유진, 주미, 하이량까지 10명의 참가자가 TV조선 ‘미스트롯2’ 참가자들이다. 또한 김나희, 김소유, 김양, 두리, 박성연, 세컨드(3인조), 요요미, 유민지 등 8팀(10명)은 TV조선 ‘미스트롯1’ 참가자 출신이다. 김소유가 ‘미스트롯’ 시즌1과 시즌2에 모두 출연해 ‘미스트롯’ 시즌1과 시즌2 참가자 출신이 무려 17팀(19명)으로 전체 참가 팀 31개 가운데 55%에 육박한다.
지금은 MBN과 TV조선이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의 양대 산맥을 형성하며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결국 경쟁 방송사 TV조선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들이 대거 MBN 트롯 오디션에 다시 출연한 셈이다. 그렇지만 TV조선에서 ‘미스트롯1’과 ‘미스트롯2’를 제작한 이들이 바로 MBN ‘현역가왕’을 제작 중인 서혜진 PD과 노윤 작가 등 소위 ‘서혜진 군단’이다. 이들은 TV조선을 떠나 크레아 스튜디오를 설립해 MBN과 협업 중이다.
또한 김산하, 마이진, 반가희, 신미래, 장혜리 등 5명은 KBS ‘트롯 전국체전’ 출신이며 강소리, 김지현, 한봄 등 3명은 SBS ‘트롯신이 떴다2 LAST CHANCE’ 출신이다. 윤수현, 조정민, 박혜신 등 3명은 MBC every1 ‘나는 트로트 가수다’, 송민경은 MBC ‘트로트의 민족’ 출신이다. 33명의 참가자 가운데에는 2개 이상의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들도 여럿 눈에 띈다.
#첫방 동시간대 시청률 1위 화제성 폭발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이 아닌 참가자는 린과 마스크걸 2명뿐이다. 린은 발라드 가수 출신으로 이번 방송에서 처음 트롯에 도전한다. 마스크를 쓰고 얼굴을 가린 마스크걸은 아직 누군지 공개되지 않고 있다. “‘현역가왕’에 나오고 싶어서 자격 요건을 갖추기 위해 오늘 앨범을 냈다”는 마스크걸은 “올 인정을 주신다면 시원하게 마스크를 벗겠다”고 밝혔다. 마스크걸 역시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일 가능성도 열려있는데 아직 신상이 공개되지 않아 설들만 난무하고 있다.
린과 마스크걸을 제외한 29팀(31명)은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으로 그 이전에 데뷔해 트롯 가수로 활동하던 이들이 대부분이다. 몇몇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트롯 가수로 데뷔했고 또 다른 몇몇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계기로 트롯으로 장르를 바꾼 가수들이다.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으로 유명세를 갖추면서 더 왕성하게 트롯 가수로 활동해온 이들인데 트롯 오디션 1등 출신은 거의 없다.
김산하가 MBC ‘편애중계’ 최종 1위에 오른 바 있으며 전유진은 KBS ‘트로트가 좋아’와 ‘편애중계’에서 모두 준우승을 기록한 바 있다. 그렇지만 2019년 초 TV조선 ‘미스트롯’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편성된 ‘편애중계’와 ‘트로트가 좋아’는 당시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현역가왕’에서 1위를 해 우승자가 되면 상금 1억 원과 우승 신곡, 투어 콘서트 등의 특전을 받게 된다. 비록 우승은 못할지라도 7위 안에 꼽히는 게 매우 중요한 프로그램이다. ‘현역가왕’은 2024년에 방송 예정인 ‘한일 트로트 가왕전’에 나갈 국가대표 TOP 7 선발전이기 때문이다. TOP 7이 되면 일본에서 방영 중인 트롯 오디션 프로그램 ‘트롯걸in재팬’에서 선발된 TOP 7과 ‘한일 트로트 가왕전’에서 대결을 벌이게 된다.
참가자 대부분이 타 트롯 오디션 출신인데 다시 트롯 오디션 형태인 ‘현역가왕’에 출연한 터라 ‘국가대표 선발전’이 아닌 ‘패자부활전’이라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과연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현역가왕’이 뛰어난 무대를 선보이며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역가왕’은 11월 28일 첫 방송에서 시청률 6.8%(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을 기록했다. 4.1%에 그친 TV조선 ‘화요일은 밤이 좋아’를 가볍게 제치며 이날 종합편성채널(종편)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또한 지상파와 종편, 케이블 채널 등을 통틀어 동일 시간대 시청률 1위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김은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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