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특례 무산 전까지 유치 기원 콘서트 등 최선…홍보대사로 뛰었다 해도 표 차이 극복 어려웠을 듯
#2025년 6월 21일, 그날이 오면…
아직 BTS의 소속사인 빅히트뮤직은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지만 언론을 통해 관련 단독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스타뉴스는 RM, 뷔, 지민, 정국 등 4명의 신병교육대 입소 날짜를 단독 보도했으며, 일간스포츠는 지민과 정국이 현재 진이 조교로 복무 중인 신병교육대로 입소한다고 단독 보도했다. 또한 디스패치는 뷔가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특수임무대에 지원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눈길을 끄는 건 진, 지민, 정국의 만남이다. 진은 신병교육대에서 조교로 복무 중인 터라 신병으로 입소하는 지민과 정국의 조교가 될 수도 있다. 이미 진은 7월에도 본인이 복무 중인 신병교육대로 입소한 위너 강승윤과 만난 바 있다.
현재 진은 우수한 국군 장병으로 복무 중이다. 특급전사로 선발되며 2023년 7월에 상병으로 2개월 조기진급하기도 했다. 특급전사가 된 뒤 진은 제이홉에게 “특급전사 못 따면 BTS의 수치인 것으로 알아”라고 말하기도 했다. 같은 기준으로 보면 이제 입소하는 RM, 뷔, 지민, 정국 등도 특급전사를 따야 한다. 그런데 지민과 정국은 특급전사로 가는 첫 관문인 신병 교육을 특급전사 조교 진에게 받을 수도 있게 된 것이다.
입소일이 결정되면 전역일도 계산이 가능해진다. 가장 먼저 입소한 진은 2024년 6월 12일, 제이홉은 2024년 10월 17일에 전역한다. 그리고 RM과 뷔는 2025년 6월 10일 전역 예정이며, 지민과 정국이 하루 뒤인 2025년 6월 11일 전역할 예정이다. BTS 멤버 가운데 세 번째로 국방의 의무를 시작한 슈가는 현역이 아닌 사회복무요원인 까닭에 2025년 6월 21일에 소집해제된다. 사회복무요원은 복무기간이 21개월로 현역병(18개월)보다 3개월 더 길다. 2025년 6월 21일이 되면 BTS 멤버 전원이 민간인 신분으로 돌아와 완전체 활동이 가능해진다.
#‘만약’이라는 무의미한 단어
빅히트뮤직이 RM, 지민, 뷔, 정국 등 아직 군에 입대하지 않은 멤버 전원이 병역 의무 이행을 위한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힌 시점은 11월 22일이다. 그리고 일주일 뒤인 11월 29일 오전 1시 20분쯤 2030 세계박람회 개최지가 발표됐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제173차 총회에서 진행된 2030 세계박람회 개최지 선정 투표에서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가 119표를 획득해 2030 엑스포 유치권을 따냈다. 부산은 17표에 그친 이탈리아 로마보다는 많은 표를 얻었지만 고작 29표를 얻었을 뿐이다.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자체도 매우 아쉬운 소식이지만 너무 큰 차이로 실패했다는 부분이 더 충격으로 다가왔다. 정부 엑스포 유치단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와의 차이를 최대한 줄여 결선 투표까지 가면 승산이 있다고 밝혀왔지만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는 3분의 2인 110표를 가볍게 넘기며 결선 투표 없이 유치권을 가져갔다.
‘만약’이라는 단어는 매우 무의미하지만 만약 BTS가 병역특례를 받았더라면, 그래서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펼쳤다면 결과가 달라졌을까.
2022년 8월 박형준 부산시장은 “BTS가 전 세계를 돌며 홍보 공연을 펼치면 부산 엑스포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대중예술인도 대체복무제 대상에 포함될 수 있도록 배려해달라”고 대통령실에 건의했다.
만약 박 시장의 건의가 받아들여졌다면 BTS 멤버들은 예술·체육요원으로 선발돼 의무복무기간인 2년 10개월(34개월) 중 544시간 동안 관련 특기를 활용하여 공익적인 업무에 복무해야 한다.
2022년 8월 기준으로 보면 2022년 11월 3차 유치 후보국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 이어 2023년 6월 4차 PT, 11월 5차 PT 및 개최지 선정 투표가 이어지는 상황이었다. 병역특례를 받은 BTS가 544시간(23일 정도)의 공익업무 시간을 PT 등의 부산 엑스포 유치 홍보활동에 활용할 수 있게 하자는 게 박 시장 건의의 핵심 내용이었다.
그렇지만 대통령실이 박 시장의 건의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BTS는 완전체 활동 중단 및 개별활동 시작을 선언하며 자발적인 군 입대 의지를 표명했다. BTS 없이 열린 2023년 6월 4차 PT에는 가수 싸이가 직접 PT 연사로 등장했으며 걸그룹 에스파의 리더 카리나와 성악가 조수미가 영상으로 등장했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의 영어 연설도 화제가 됐다. 개최지 선정 투표를 앞두고 진행된 5차 PT 영상에도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나왔으며 지휘자 정명훈, 조수미, 배우 이정재 등 부산 엑스포 홍보대사들이 등장해 지지를 호소했다.
만약 월드스타 BTS가 병역특례를 받아 부산 엑스포 홍보대사로 적극 활동하고 있었다면 3차, 4차, 5차 PT 영상에 모두 등장하는 것은 물론이고 직접 PT 연사로 등장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랬다면 결과가 달라졌을까.
#독이 든 성배 대신 신성한 의무 선택
2022년 8월 박형준 부산시장의 건의로 BTS의 병역특례가 화제가 되자 가요계에선 ‘독이 든 성배’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대중예술인의 병역특례에 대한 찬반양론이 극명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병역특례가 이뤄졌는데 부산 엑스포 유치에 실패할 경우 괜한 BTS 책임론이 대두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BTS는 거듭된 정치권의 논란에 휘말리는 대신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기로 결정했다.
실제로 부산 엑스포는 유치에 실패했다. 오일머니를 앞세운 사우디아라비아에 큰 표 차이로 패했다. BTS가 병역특례를 받아 부산 엑스포 홍보대사로 적극 활동했을지라도 좁혀지기 어려웠을 만큼 큰 격차가 드러났다.
비록 병역특례 무산으로 끝까지 부산 엑스포 홍보대사 활동을 이어가진 못했지만 BTS는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다. BTS는 2022년 10월 15일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기원 콘서트 BTS ‘Yet To Come’ in BUSAN을 열었다. 그리고 이틀 뒤인 10월 17일 하이브는 공식입장을 통해 “방탄소년단은 병역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준비에 착수했다”고 밝혔고 12월 멤버 진이 군에 입대했다. BTS는 ‘만약’이라는 말이 불필요할 만큼 자신들의 몫을 그 이상으로 해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 셈이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김은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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