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점포 기준으로 연 매출이 3조 원을 넘긴 백화점은 영국 해러즈 런던(2022년 약 3조 6400억 원), 일본 이세탄 신주쿠점(2022년 약 3조 1600억 원) 등 소수에 불과하다.
국내에서는 신세계 강남점이 처음이며, 백화점 하루 영업시간 10시간을 기준으로 보면 1초에 23만 원씩 판매한 셈이다. 강남점의 올해 영업면적 3.3㎡(평)당 매출은 1억 800만 원에 달한다.
강남점은 2000년 개점 이후 10년 만에 당시로서는 최단기간에 연 매출 1조 원을 돌파했고, 2019년에 국내 최초로 ‘2조 클럽’에 가입했다. 이어 4년 만인 올해 ‘3조 클럽’에 가입하게 됐다.
신세계는 소비 한파 등 어려운 여건에서도 탄탄한 우수고객층(VIP)을 기반으로 성장을 이어왔고, 백화점 주요 고객으로 떠오른 20·30세대와 엔데믹 이후 외국인 고객을 공략한 덕에 3조를 달성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올해 강남점 구매 고객 중 VIP 비중은 절반(49.9%)에 달해 신세계의 다른 매장 평균(35.3%)보다 월등히 높았다.
강남점은 국내 백화점 최다 수준인 1000여 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명품 중에는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구찌, 디올 등 럭셔리 브랜드 매장을 대거 갖추는 등 상품 기획역량이 뒷받침하고 있다.
고소득 가구가 밀집한 강남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도 VIP 확보에 한몫을 한다. 앤데믹 이후 가전과 가구 매출 성장세가 주춤한 상황에서도 강남점만은 매출이 35.7%로 크게 성장했다.
강남점 구매객 중 30대 이하가 40%, 20대는 10%로 올해 신규 고객 매출의 절반이 20·30 세대에서 나왔다는 점도 주목할 점이다. 스트리트 패션과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대거 들여와 2030세대로 고객층을 확장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세계백화점 박주형 대표는 “강남점의 국내 최초 단일 점포 3조원 달성은 과감한 투자와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얻어낸 귀중한 결실”이라며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백화점으로서 고객의 삶에 쇼핑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는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또 한 걸음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