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이서 한 명을’ 집단폭행 사건 폭로…소속사 “강제전학은 일부 사실, 학폭은 허위”
송하윤에 대한 학폭 폭로는 피해자들이 주로 이용하던 온라인 커뮤니티가 아닌, TV 프로그램을 통해 이뤄졌다는 게 또 다른 특이점이다. 4월 1일 JTBC ‘사건반장’은 연예인에게 고등학교 시절 학폭을 당했다는 제보자 A 씨의 사연을 공개했다. 당시 방송분에서는 실명을 공개하지 않고 ‘S 씨’로 지칭했으나 함께 공개된 모자이크 처리된 사진 등을 토대로 송하윤이 바로 지목됐다.
A 씨는 자신이 서울 서초구 모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던 2004년 8월, 한 학년 위 선배였던 송하윤에게 일방적인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점심시간에 학교 뒤 놀이터로 불려 나가 이유도 모른 채 1시간 30분 동안 맞았다”며 “당시 송하윤은 나보다 1학년 높았고 남자친구도 일진이었기 때문에 저항 한 번 못하고 맞기만 했다”고 밝혔다.
A 씨에 따르면 송하윤은 이후 다른 집단 폭행 건에 연루돼 서울 강남구의 한 고등학교로 강제 전학을 당했다. 이 시기 학교폭력예방법이 개정되면서 징계 처분이 세분화됐는데, 송하윤에게 내려진 징계는 현재 기준으로는 9호 퇴학 처분에 이어 두 번째로 강력한 징계(8호)에 해당한다. 실제로 포털 사이트에 송하윤을 검색하면 그가 부천 중원고등학교, 서울 반포고등학교 및 압구정고등학교를 거친 것으로 나와 있다. 최소 두 차례, 심지어 같은 지역 내에서 학교를 옮길 수밖에 없었던 것엔 이런 배경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A 씨는 고교 졸업 후 미국으로 이민 갔다가 뒤늦게 송하윤의 배우 활동을 알게 됐고, 당시 입었던 마음의 상처에 대해 송하윤에게 사과받고 싶은 마음에 그의 소속사인 킹콩by(바이)스타쉽에 연락했다. 그러나 소속사는 “송하윤이 현재 해외에 있어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밝힌 뒤 이후 송하윤이 입국하면 제보자가 한국으로 건너오거나 LA공항에서 만나 시시비비를 따지자고 답했다는 게 A 씨의 주장이다. 송하윤으로부터도, 소속사로부터도 어떤 사과나 제대로 된 입장을 듣지 못한 A 씨는 결국 방송사 제보를 결정했다.
방송 후 킹콩by스타쉽은 공식입장문을 내고 “배우에게 사실을 확인한 결과 제보자와는 일면식도 없으며 해당 내용 모두 사실이 아님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송하윤이 반포고 재학 중 강제전학 처분을 받고 압구정고로 전학 간 것에 대해서는 일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4월 2일 ‘사건반장’에서 이 강제전학과 관련한 추가 제보를 공개했다. 제보에 따르면 송하윤이 포함된 3명이 여학생 1명을 집단폭행했고, 피해 학생은 전치 4주의 상해를 입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송하윤이 결국 강제전학을 가게 됐다는 것이다. 반면 소속사는 강제전학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사건에 직접 관여한 것이 아니라 다른 가해자들의 요구로 피해자의 등교 여부를 알려줬다가 학폭 사건에 연루된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이 제보 내용은 송하윤이 막 주가를 올리기 시작하던 2018년,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처음 제기됐던 그의 학폭 의혹과 일치한다. 당시 한 네티즌이 송하윤을 가리켜 “고등학교 동창인데 패거리로 친구 한 명 왕따시키고 때려서 강제전학 갔다. 생긴 것과 달리 강단이 있는 친구”라는 댓글을 적었던 것이 이번 폭로 이슈와 맞물려 새롭게 재조명되고 있다.
이와 함께 그가 부천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당시에는 학생들 사이에서 ‘부천대장’이라고 불렸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송하윤의 중학교 시절 졸업사진을 올린 한 네티즌은 그와 같은 학교 동창이라고 밝히며 “송하윤 학창시절 날아다녔다. 부천대장 김미선=김별=송하윤”이란 글을 남겼다. 김별은 송하윤이 2012년까지 예명으로 사용하던 이름이다.
압구정고로 강제전학 간 뒤에도 이 지역에서 그의 이름이 여전히 유명했다는 뒷얘기도 전해졌다. 이 시기 같은 지역 고등학교를 다녔다는 제보자 B 씨는 일요신문에 “그 지역에서 사는 학생들끼리는 서로서로 모를 수가 없는데 당시에도 상당히 유명했다. 오히려 너무 늦게 터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소속사 측은 4월 2일 두 번째 공식입장을 내고 “‘사건반장’에서 송하윤 씨에 대해 방송한 내용 및 이에 관한 후속 보도는 모두 사실이 아니”라며 “당사는 향후 본건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 및 법무법인을 통한 법률 검토를 거쳐 제보자 측에 대한 민형사상 조치 및 ‘사건반장’에 대한 방송금지 가처분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단 학폭 사건에 연루돼 전학 처분을 받은 것이 사실로 확인되고 스스로도 인정한 만큼, 이번 이슈로 인한 진실공방을 거치더라도 송하윤의 ‘분위기 반전’은 상당히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송하윤의 학폭 이슈로 그의 차기작인 드라마 ‘찌질의 역사’ 편성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앞선 2021년 학폭 폭로에 휘말렸던 배우 조병규와 함께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은 이미 2022년 촬영이 모두 종료됐으나 송하윤의 학폭 의혹이 불거지면서 공개 시점을 결정하기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김태원 기자 deja@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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