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시기 상영 ‘쿵푸팬더4’ ‘챌린저스’ 흥행 저조…5월 초 연휴 관객몰이·입소문 관건
‘범죄도시4’는 개봉 둘째 날인 25일 오전 가볍게 누적 관객수 100만 명을 넘겼다. 1000만 관객이 목표라면 이틀도 아닌 한나절 반 만에 목표 10%를 달성한 셈이다. 그런데 ‘범죄도시3’는 이미 개봉 첫날 누적 관객수가 100만 명을 넘겼다. ‘범죄도시3’는 개봉 첫날 누적 관객수가 무려 122만 4178명이었다. 개봉을 앞두고 사전 유료 시사회를 통해 미리 48만 명의 관객수를 확보해 놨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사전 유료 시사회 관객수가 4만 1000명에 불과하다. ‘범죄도시2’도 18만 2934명의 관객을 개봉 전에 확보해 놨음을 감안하면 상당히 낮은 수치다. 그만큼 개봉 이후 관객만으로도 1000만 관객이 가능하다는 자신감인지, 사전 유료 시사회를 통해 영화에 대한 안 좋은 입소문이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려는 조심성인지는 향후 흥행 성적을 통해 드러날 전망이다.
‘범죄도시’ 시리즈가 추구하는 확연한 개봉 방식은 비수기 활용이다. 대작 영화들이 격돌하는 성수기 극장가는 그만큼 극장을 찾는 관객이 많다는 장점이 존재하지만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아 한다는 단점도 있다. 반면 비수기는 극장 관객수가 비교적 적은 시기지만 경쟁작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비수기인 4월 24일 개봉한 ‘범죄도시4’는 개봉 첫날 2929개나 되는 스크린을 확보해 1만 5674회나 상영됐다. 2353개의 스크린을 확보해 1만 2791회 상영한 ‘범죄도시3’를 상회하는 수치다. 더 많은 스크린을 확보해 더 많이 상영한 터라 최고의 오프닝 성적이 가능했다.
개봉일 ‘범죄도시4’의 현재 경쟁작은 ‘쿵푸팬더4’와 ‘파묘’ 정도인데 82만여 명을 동원한 ‘범죄도시4’에 반해 각각 7625명의 관객과 5978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같은 날 개봉한 ‘챌린저스’도 5518명의 관객을 모았을 뿐이다. 이날 전국 대부분의 극장에서 ‘범죄도시4’가 상영됐고, 극장을 찾은 관객의 절대 다수가 ‘범죄도시4’만 관람했다는 의미다.
향후 경쟁작이 될 만한 영화도 그리 많지 않다. 5월 1일 개봉하는 할리우드 영화 ‘스턴트맨’, 5월 8일 개봉하는 할리우드 영화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 정도가 눈에 띄지만 ‘범죄도시4’의 기세에 맞설 만한 기대작으로 분류되진 않는다. 이번에도 ‘범죄도시4’는 비수기에 개봉해 텅 빈 극장가를 독점하는 방식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영화관계자들은 ‘범죄도시4’의 1000만 관객 돌파 여부가 5월 초 연휴 기간에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5월에는 5월 1일 근로자의 날이 있고, 5월 6일은 어린이날 대체공휴일이다. 이로 인해 5월 4일, 5일, 6일이 연휴다. 5월 1일부터 6일까지는 비수기 속 성수기로 볼 수 있는 기간으로 이때 ‘범죄도시4’가 대거 관객몰이에 성공할 경우 1000만 고지가 매우 가까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개봉 첫 주말인 4월 27일과 28일 극장가 분위기가 중요하다. 개봉 첫 주인 만큼 ‘범죄도시4’를 관람하기 위해 관객들이 대거 극장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범죄도시3’는 개봉 첫 토요일에 116만 2564명, 일요일에 107만 2153명을 동원해 개봉 첫 주말에만 무려 223만 4717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개봉 5일째인 첫 주말까지 누적 관객수가 450만 명을 넘겼다.
사실 ‘범죄도시3’의 경우 관람 이후 실망했다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개봉 8일째인 6월 6일도 휴일이라 이날 가볍게 600만 관객을 돌파했지만 1, 2편에 비해 아쉽다는 입소문이 돌기 시작하면서 흥행세가 급감했다. 개봉 8일 만에 600만 관객을 돌파하고도 1000만 관객 돌파까지는 24일이 더 필요했다. 개봉 32일째인 7월 1일 어렵게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영화계에선 비수기라 경쟁작이 없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1000만 관객 신화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범죄도시4’ 개봉을 앞두고 가장 우려됐던 부분 역시 3편에서 실망한 관객들이 많다는 점이었다. 우선 역대 가장 많은 스크린수와 상영 횟수를 확보해 역대 최고의 오프닝 성적은 기록했지만 진짜 승부는 입소문이 어떻게 퍼지느냐에 달려 있다. 기대작 영화들은 대부분 개봉 첫 주말까지는 기대감으로 극장을 찾는 관객들이 대거 몰리지만 그 이후에는 입소문이 어떻게 나느냐에 따라 흥행 성적이 갈린다. ‘범죄도시4’ 역시 첫 주말을 거친 뒤 입소문이 좋게 나면 5월 초 연휴에 대거 관객을 결집시키며 다시 한 번 1000만 관객에 도전할 수 있게 된다. 반면 기대 이하라는 입소문이 퍼져 5월 초 연휴 관객몰이에 실패할 경우 1000만 관객 도전이 요원해질 수 있다.
‘범죄도시4’에 대한 영화관계자들의 대체적인 평가는 평단의 반응과 관객들 입소문이 모두 좋지 않았던 3편보다는 많이 좋아졌다는 쪽이다. 굳이 기존 1~3편과 비교하자면 2편 수준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1000만 관객에 도달하는 방식은 2편과 3편이 전혀 달랐다. ‘범죄도시3’는 2편에 대한 기대감으로 개봉 초기 관객이 대거 몰렸지만 이후 급격히 흥행 동력이 떨어졌고, ‘범죄도시2’는 입소문이 나면서 점점 분위기가 좋아졌다. ‘범죄도시2’는 600만 관객 돌파까지 개봉 후 12일이 소요됐다. ‘범죄도시3’보다 4일 정도 늦은 기록이다. 반면 1000만 관객은 개봉 25일 만에 돌파했다. 32일이 걸린 ‘범죄도시3’보다 일주일가량 빠른 속도다. 최종 관객수 역시 ‘범죄도시2’가 1269만 명으로 역대 시리즈 가운데 가장 많은 데 반해 ‘범죄도시3’는 가까스로 1000만 관객을 넘기며 1068만 명을 기록했다.
이런 이유로 영화계에선 ‘범죄도시4’가 무난히 1000만 관객을 돌파할 것으로 보는 시선과 이번엔 어렵다는 시선이 양립하고 있다. 양측 모두 그 분기점은 5월 초 연휴 흥행 성적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은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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