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2인자’ 라이시 대통령 시위대 탄압 등 악명 높아 애도와 환호 엇갈려
실제 ‘테헤란의 도살자’라고 불렸던 라이시 대통령은 정치범을 처형하는 데 앞장서거나,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을 촉구하는 시위대를 탄압하는 등 악명이 높았다.
이런 까닭에 라이시 대통령의 사망 소식에 환호하고 있는 반정부 성향의 이란 시민들은 테헤란 거리로 나와 폭죽을 쏘면서 한껏 고무된 모습을 보였다.
동영상에서는 한 테헤란 주민이 “라이시의 헬리콥터가 추락했다는 기쁜 소식을 축하합시다”라고 외치는 목소리가 들렸으며, 다른 불꽃놀이 동영상에서는 이란인들이 모여서 환호성을 지르는 소리도 담겨 있었다. 런던 소재 이란 대사관 앞에서는 축하 댄스파티를 여는 이란 사람들도 목격됐다.
그런가 하면 대규모 시위에 참가했다가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진 62세의 이란 여성 미누 마지디의 두 딸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맥주를 마시면서 축배를 드는 영상을 공유했다.
뒤이어 등장한 또 다른 영상 속에서는 시위 도중 부상을 입은 탓에 장애를 갖게 된 이란 여성인 메르세데흐 샤힌카르와 시마 모라드베이지가 춤을 추면서 웃고 있었다. 샤힌카르는 2022년 보안군에게 구타를 당해 실명했고, 모라드베이지는 팔꿈치에 총상을 입은 후 한쪽 팔을 사용할 수 없게 됐다.
이런 가운데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85)는 라이시의 갑작스런 죽음을 추모하는 뜻에서 이란 전역에 5일간의 애도기간을 선포한 상태다. 2021년 8월 대통령직에 올랐던 라이시는 하메네이의 뒤를 잇는 유력한 후계자로 꼽혀왔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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