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때 등교하던 중 납치돼 감금…건초 아래 헛간서 구조, 용의자 범행동기 수사 중
1998년 어느 날 아침 등굣길에 갑자기 사라졌던 오마르 빈 옴란의 나이는 당시 17세였다. 옴란은 발견 당시 건강에는 특별한 이상은 없었지만 갑자기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되면서 정신적으로는 상당히 혼란스러운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27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온 옴란을 본 가족들이 기쁨의 눈물을 흘린 건 당연한 일.
실종 당시 가족들은 옴란이 당시 한창 진행 중이었던 알제리 내전으로 사망했다고 생각했었다. 한동안 찾아 헤매다 결국 체념하고 포기한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경찰도 수색을 포기했으며, 모두가 옴란이 도저히 살아있을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수십 년 동안 옴란 실종 사건은 그렇게 미제사건으로 남는 듯했다.
기적과도 같은 일이 일어난 건 한 남성의 제보 덕이었다. 옴란의 이웃 가운데 한 명인 한 남성이 옴란을 납치한 사건에 자신의 형제가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소셜미디어에 털어놓았던 것. 두 형제는 상속분쟁으로 사이가 틀어진 상태였고, 형제 가운데 한 명이 다른 형제가 체포되기를 바라면서 비밀을 폭로해버린 것이다.
이 게시물을 본 옴란의 한 친척이 곧 경찰에 연락을 취했고, 그렇게 납치 용의자의 집에 대한 수색이 진행됐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5월 12일, 옴란은 건초 더미 아래 위치한 헛간 속에서 극적으로 구조됐다. 범인으로 지목된 61세의 남성은 경찰이 급습하자 도주를 시도했지만 결국 체포됐으며, 현재 구금된 상태다.
사실 지금까지 수상한 점은 많았다. 납치범의 이웃들은 그가 집에 아무도 드나들지 못하게 한 채 혼자 지냈다고 증언했으며, 어떤 이웃들은 그가 혼자 살았는데도 불구하고 늘 최소 2인분의 음식을 주문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옴란은 지하 감옥에 감금된 채 가족들이 지나가는 모습을 여러 번 보았지만 도움을 요청할 수는 없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왜 소리를 지르거나 저항하거나 탈출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말도 못했고 걷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마치 납치범이 자신에게 마법을 부린 것만 같았다고도 했다.
그 남성이 왜 옴란을 납치했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수사 중에 있다.
김민주 해외정보작가 world@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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