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소환 없이 10여 일 만에 종결…월드스타 특혜? 법조계 “적절한 처분으로 보여”
검찰은 약식기소 과정에서 청구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는데 뉴스1이 벌금이 1500만 원이라고 단독 보도했다. 도로교통법상 혈중알코올 농도가 0.2%를 넘으면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상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가중처벌 받는다. 슈가의 혈중알코올 농도는 면허 취소 기준인 0.08%를 훨씬 웃도는 0.227%였다.
슈가는 8월 6일 밤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한 거리에서 음주 상태로 전동 스쿠터를 운전한 혐의로 입건됐고, 23일 오후 늦게 서울 용산경찰서로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용산경찰서는 8월 30일 사건을 서울서부지검으로 송치했고 검찰은 10여 일 만에 약식기소로 사건을 종결했다.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형이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다행히 벌금형으로 끝났다. 다만 1000만 원 이상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는데 벌금 청구 금액이 1500만 원으로 다소 높게 나왔다. 슈가의 혈중 알코올 농도가 면허 취소 기준(0.08% 이상)을 훌쩍 웃도는 0.227%로 나왔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는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됐던 역대 국내 아이돌 멤버 가운데 최고 수치다.
그나마 음주 상태로 자동차가 아닌 전동 스쿠터를 운행했다는 점, 당시 CCTV 영상을 보면 무리하거나 난폭하게 운행하진 않았다는 점 등으로 인해 검찰이 징역형에 해당하진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슈가와 소속사 빅히트 뮤직, 그리고 모회사 하이브 입장에선 검찰의 약식기소 결정이 매우 반가울 수밖에 없다. 물론 가장 좋은 해별 방법은 무죄를 입증해 처벌을 피하는 것이다. 유무죄를 다뤄야 하는 상황이라면 검찰의 약식기소를 받아들이지 않고 정식재판을 청구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실제로 배우 성현아는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성매매) 혐의로 2013년 12월 약식 기소됐다. 그렇지만 성현아는 정식재판을 청구했고 1심과 2심에서 모두 유죄가 나와 무모한 선택이었다는 지적을 받았었다. 그렇지만 2016년 2월 대법원에서 판결이 뒤집혀 6월에 열린 파기환송심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그렇지만 슈가는 혈중 알코올 농도가 0.227%로 나와 이미 도로교통법에 따른 처벌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처벌 자체도 문제지만 연예인과 소속사 입장에서는 ‘과정’과 ‘기간’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우선 ‘기간’을 줄이는 종결 속도가 중요했다. 연예인이 물의에 휘말리면 빨리 종결시키는 게 매우 중요하다. 성현아는 연예인 성매매 사건에 휘말려 결국 무죄가 확정되긴 했지만 무려 2년 6개월 동안 법정 투쟁을 벌여야 했다. 당연히 이 기간 동안 연예계 활동도 중단됐고 상당한 이미지 훼손도 감당해야 했다.
만약 검찰이 약식기소 대신 정식 기소를 했다면 1심 재판 판결까지 수개월의 시간이 소요될 수 있었다. 국내 일부 팬들이 슈가 탈퇴를 주장하며 완전체 활동을 지지하는 글로벌 팬덤과 대립하는 상황에서 재판까지 수개월 동안 논란이 더 지속됐다면 상황은 훨씬 악화됐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검찰이 사건을 송치 받은 뒤 단 10여일 만에 약식기소 처분을 내려 사건이 조기에 종결됐다.
연예인 입장에서는 사법 처벌보다 더 무서운 게 취재진의 카메라 플래시 세례일 수도 있다. 연예 현장에서 받는 화려한 카메라 플래시 세례야 연예인에게 기쁜 일이지만 수사기관 포토라인 앞이라면 상황이 완전 달라진다. 게다가 이 과정에서 언론의 각종 단독 보도까지 이어진다면 상황이 더욱 곤란해진다. 경찰과 검찰 포토라인과 수사정보 유출을 두고 논란이 지속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배우 고 이선균은 무려 세 번이나 포토라인에 서고 수사정보 유출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는 단독 보도가 이어지면서 결국 세상을 떠났다.
만약 약식기소가 아니었다면 슈가는 검찰청 소환 조사까지 받아야 했을 수도 있다. 검찰은 공식적으로 포토라인이 사라졌지만 슈가 정도의 월드스타라면 취재진이 대거 몰려드는 상황이 불가피했을 것이다. 지하주차장 등을 통해 취재진을 피해 몰래 검찰청에 들어갈 수도 있지만 이 과정에서 일정 부분 이미지 훼손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언론 기사의 비판 수위도 상당히 올라갈 수 있다. 그렇지만 검찰의 약식기소로 다시 한 번 포토라인에 서는 아찔한 상황도 피해갈 수 있게 됐다.
이처럼 검찰의 약식기소 처분은 슈가와 빅히트 뮤직, 그리고 하이브 입장에서 최선의 결과가 됐다. 자칫 슈가가 BTS 소속의 월드스타이기 때문에 특혜를 받은 게 아니냐는 시각이 나올 수도 있다. 그렇지만 법조계에서는 검찰의 약식기소 처분이 적절해 보인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미 경찰 조사 당시부터 약식기소로 조속히 마무리될 것이라고 관측하는 변호사들이 많았다. 혈중 알코올 농도가 0.227%로 매우 높긴 하지만 사건 전반을 훑어보면 오히려 슈가가 유명 연예인이라 벌금 수위가 조금 더 올라간 것이라고 보는 법조계 관계자들도 있을 정도다.
현재 슈가는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 중이기 때문에 이미 연예계 활동은 중단하고 있다. 별도의 자숙 기간 없이 소집 해제되면 바로 컴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슈가는 BTS 멤버들 가운데 세 번째로 군 복무를 시작했지만 현역이 아닌 사회복무요원인 까닭에 가장 늦은 2025년 6월 21일에 소집해제된다. 이미 진이 전역했고 제이홉은 오는 10월 17일에 전역한다. 그리고 2025년 6월 10일 RM과 뷔, 하루 뒤인 2025년 11일 지민과 정국이 전역한다. RM, 뷔, 지민, 정국 등 네 멤버가 연이어 전역하며 BTS 완전체 활동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극대화된 시점에서 마지막으로 슈가가 소집해제된다. 이런 부분은 논란의 중심에 섰다가 돌아오는 슈가에게 상당히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전동선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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