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 골프, 공식 일정 아니었지만 비밀경호국 ‘경호 소홀’ 비판 못 피해
미국 법무부는 현지시간 16일 58세 남성 라이언 웨슬리 루스(Ryan Wesley Routh)를 ‘금지된 총기 소지’ 혐의와 ‘일련번호를 지운 총기 소지’ 등 2건의 혐의로 기소했다. 두 혐의 모두 최대 징역 15년형을 선고할 수 있다.
루스는 이날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연방법원에 출석했다. 검찰은 피의자인 루스가 도주할 위험이 있고 지역사회에 위험하다며 다음 심리일까지 구속을 요청했고, 재판부가 수락했다.
재판 전 심리와 보석심리는 오는 23일, 재판부가 피고인으로부터 공소사실에 대한 인정 또는 부인 의사를 확인하는 기소인부절차는 오는 30일 각각 진행된다.
미국 언론이 공개한 기소장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 경호를 담당하던 비밀경호국(SS) 요원이 지난 15일 오후 1시 31분쯤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를 치고 있던 골프장 가장자리를 걷다가 나무가 늘어선 곳에서 소총으로 보이는 물체를 보고 그 방향을 향해 사격했다.
이에 용의자는 나무에서 나와 닛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고 달아났고, 오후 2시 14분쯤 I-95 고속도로에서 체포됐다. 당시 닛산 SUV는 도난 신고가 된 2012년형 포드 트럭의 번호판을 부착하고 있었다.
용의자가 있던 장소에서는 디지털카메라와 2개의 가방, 조준경을 장착하고 장전된 SKS 계열 소총, 음식을 담은 검은 플라스틱 봉지 등이 발견됐다.
기소장에 따르면 루스는 2002년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대량살상무기 소지 혐의로 유죄 선고를 받았고, 2010년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훔친 물건 보유와 관련한 다수 혐의로 유죄 선고를 받았다.
CNN은 이번에 기소한 두 혐의는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루스를 구금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 수사가 진행되면서 추가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기소장에는 수사 당국이 루스의 휴대전화 기록을 조회한 결과 그가 사건 현장 인근에 15일 오전 1시 59분부터 오후 1시 31분까지 거의 12시간 머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용의자가 오랫동안 주변에 있었는데도 경호국이 왜 더 일찍 위협을 감지하지 못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강훈 기자 ygh@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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