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부터 성인까지 발생…환자 지속 증가 추세
-완치와 예방 어려워 정기적 검진 및 관리 중요
[일요신문] 근래 뇌혈관 질환이 증가하면서 ‘모야모야병’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모야모야병은 뇌의 주요 동맥이 점차 좁아지면서 뇌혈류가 감소해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을 유발하는 희귀성 뇌혈관 질환을 말한다. 이 질환은 뇌 영상 촬영에서 혈관들이 마치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과 비슷하게 나타나 일본어로 ‘안개’나 ‘연기’를 뜻하는 모야모야라는 이름이 붙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국내 모야모야병 진료 환자 수는 2019년 1만2870명에서 2023년 1만7459명으로 35.6% 늘었다. 10년 전(2013년 7783명)에 비해 2.24배나 증가한 수준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전체 뇌혈관 질환 진료 환자도 2019년 104만6093명에서 2023년 123만2415명으로 17.8% 늘었다.
뇌혈관 질환 분야의 권위자인 센텀종합병원 이선일(전 해운대백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모야모야병은 다양한 연령층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주로 10대 청소년기와 40~50대 중년층에서 많이 나타난다. 질환이 진행되면서 뇌혈류가 감소해 뇌졸중이나 일시적인 허혈 발작 같은 심각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모야모야병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과의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가족력이 있으면 발병 확률이 다소 높아질 수 있다. 그 외에도 특정 질환이나 방사선 치료 등이 유발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모야모야병은 진행 단계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다. 대표적 증상은 뇌졸중, 마비, 감각 이상, 발작 등이며 소아와 성인에서의 증상이 약간 다를 수 있다. 소아의 경우 일시적 뇌 허혈로 인한 일시적 마비, 운동 장애 등이 주로 나타난다. 성인은 뇌출혈로 인한 두통, 구토, 의식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뇌졸중으로 마비나 언어 장애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면 신속히 정밀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모야모야병은 조기 진단이 어렵고 개인에 따라 진행 속도가 다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현재 모야모야병은 완치가 어려운 진행성 질환이지만, 적절한 치료로 증상을 완화하고 질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 치료 방법은 크게 약물 및 수술적 치료로 나뉜다.
이선일 교수는 “약물 치료는 항응고제나 항혈소판제 등으로 혈전(피떡)을 예방하고 혈류를 개선시키는 것이다. 이는 일시적인 증상을 완화하고 뇌혈류 개선에 도움이 된다”면서 “수술 치료는 좁아진 혈관을 우회해 새로운 혈류 통로를 만들어 주는 것으로, 직접 및 간접 혈관우회술이 있다. 증상이 심하거나 반복적인 뇌 허혈 발작이 있으면 수술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뇌졸중 위험을 줄이고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센텀종합병원 이선일 교수는 “현재까지 모야모야병을 완전히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으나, 조기 발견과 꾸준한 관리로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면서 “만일 가족력이 있거나 뇌혈관 질환 위험요인 및 의심 증상이 있으면 전문의와의 상담과 정기 검진 등으로 조기 발견해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혜림 부산/경남 기자 ilyo33@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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