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 골밑 싸움 ‘높이’ 더 상승…KCC 역대급 외국인 ‘버튼’ 합류…KT 수년간 좋은 자원 뽑아 ‘전력 강화’
#3강구도 내다본 감독들
10월 15일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각 구단의 주요 선수와 감독, 미디어 관계자에 더해 이번엔 팬들까지 자리에 함께했다.
미디어데이의 하이라이트는 '10구단 감독들이 지목하는 우승후보' 질문이다. 매 시즌 열리는 행사의 가장 첫 번째 질문이기도 하다.
이번 시즌 각 구단을 이끄는 감독들은 3강 구도를 예측했다. 원주 DB가 가장 많은 4표를 받았고 부산 KCC, 수원 KT가 각각 3표를 얻었다.
지난 시즌의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DB는 지난 시즌 내내 강력한 모습을 보이며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팀이다. 이어진 포스트시즌에선 KCC가 왕좌에 올랐고 당시 챔피언결정전 상대는 KT였다. 이들 세 팀은 이번 시즌에도 호성적을 낼 팀으로 지목을 받았다.
#팀 컬러 바꾼 DB
김주성 DB 감독은 자신의 팀을 스스로 소개하며 "벽을 높이 쌓았다"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 DB는 포워드 성향의 외국인 선수 디드릭 로슨과 함께하며 막강한 공격력을 과시했다. 이번 시즌 역시 함께할 것이 예상됐으나 로슨은 중국행으로 급선회했다. 이에 과거 팀에서 활약한 경험이 있는 치나누 오누아쿠와 다시 손을 잡았다.
오누아쿠는 로슨과 달리 정통 빅맨에 가까운 플레이 스타일을 지녔다. 골밑 싸움에 더욱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DB의 국내 빅맨 김종규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자원이다. 김 감독의 말 대로 DB는 '높이'가 높아졌다.
국내 자원에도 변화가 있었다. 기용하지 못하던 두경민을 LG에 내주고 이관희를 데려오는 트레이드를 감행했다. 강상재, 김종규, 이선 알바노 등 지난 시즌 전력을 대거 지킨 가운데 플러스 요소까지 더해졌다.
전력 상승효과는 리그 개막 이전 열린 컵대회에서 드러났다. DB는 예선에서만 한 경기를 내줬을 뿐 좋은 경기력을 자랑하며 우승컵을 따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 멤버들과 함께한 오누아쿠는 더 원숙한 기량을 뽐냈다. 신입생 이관희는 결승전에서만 3점슛 5개를 성공시키며 19점을 기록, 이적 후 팀의 첫 우승을 이끌었다.
#슈퍼팀에 슈퍼스타 더한 KCC
지난 시즌 DB의 정규리그 석권은 '이변'으로 통했다. 허웅-최준용-송교창-이승현-라건아로 국가대표 라인업을 완성해 '슈퍼팀'으로 불리는 KCC가 자타공인 우승후보 1순위로 꼽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부상과 부진 등으로 시즌 내내 삐걱거리는 모습을 보이다 정규리그 5위에 그쳤다. 시즌 막판에서야 제 모습을 찾은 이들은 강력한 위용을 뽐내며 결국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성공해 한을 풀었다.
올여름 슈퍼팀 라인업에 변화가 있었다. 라건아와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새로운 외국인 선수 물색에 나선 것이다. 곧이어 KCC가 발표한 외국인 선수 계약 소식은 충격을 안기기에 충분했다. 이들이 데려온 인물은 다름 아닌 디온테 버튼이었기 때문이다.
버튼은 2017-2018시즌 단 1년 동안의 활약만으로도 KBL 역사에서 역대 최고 외국인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힌 선수다. 당시 대학 졸업 직후 첫 프로무대를 경험했던 버튼은 차원이 다른 운동 능력과 기술로 소속팀 DB를 정규리그 우승과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을 이끌었다. 당시 DB는 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받던 팀이었다. 대성공을 거둔 버튼은 곧장 NBA 진출에 성공해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기도 했다.
다만 버튼이 합류한 KCC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기만은 어렵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버튼의 기량은 여전이 날카롭지만 6년 전과는 KBL 환경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외국인 선수 2명이 동시에 활약할 수 있어 버튼의 골밑 수비 부담이 적었으나 현재는 외인이 홀로 뛰어야 한다. 이에 더해 버튼은 NBA에서의 활약을 위해 체중을 감량했다. 필연적으로 덩치 큰 상대를 수비할 일이 많아졌기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트로피에 점차 다가가는 KT
KT는 KBL에서 가장 행운이 따르는 팀 중 하나로 꼽힌다. 중요한 시점마다 추첨 운이 따르며 최근 수년 동안 신인 드래프트에서 좋은 자원들을 뽑아왔기 때문이다. 현재 팀의 핵심인 문정현, 허훈은 드래프트 1순위 출신이고 하윤기는 2순위로 지목을 받았다.
MVP 출신 허훈은 자타공인 리그 최고의 가드로 불린다. 3년 차에 접어드는 하윤기 역시 차세대 빅맨으로 성장했다. 문정현은 프로에 첫발을 내딛은 지난 시즌,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점차 제 기량을 찾으며 두각을 드러냈다. 2년 차를 맞아 더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젊은 자원으로 분류되는 문정현과 하윤기는 지난여름에도 존재감을 발휘했다. 이들은 차출 문제로 영건 위주로 구성된 국가대표팀에 합류해 주축 선수로 활약했다. 온전한 전력이 아니었음에도 대표팀은 올림픽을 준비하던 일본을 상대로 2경기에서 1승 1패로 대등하게 싸웠다. KT가 자랑하는 문정현, 하윤기는 대표팀에서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연이어 드래프트에서 상위권 픽을 얻어낸 KT는 이들을 앞세워 점차 전력을 강화하고 있다. 장기간 플레이오프 진출에 만족해야 했던 이들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까지 오르며 우승에 한발 더 다가섰다. 이번 시즌에는 경쟁자들로부터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정규리그 개막 이전 열린 컵대회에서 결승까지 오르며 순조로운 몸풀기를 마쳤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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