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간부들 내부 자료로 돈 빌려…매니저가 연예인·연예 관계자 1200여 명 연락처 담보 활용도
최근에는 ‘연예인 연락처’가 담보로 활용됐다. 빅플래닛메이드엔터 소속 매니저 A 씨가 자신의 휴대전화 연락처를 담보로 40여 개 불법대부업체에서 소액 대출을 받았는데 이를 갚지 못하면서 불법대부업체들이 연락처를 빌미로 협박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불법대부업체들이 담보로 잡은 연락처에 있는 빅플래닛메이드엔터 임직원들을 문자와 전화 등으로 협박하고 있다고 한다. 결국 빅플래닛메이드엔터의 모회사 원헌드레드는 A 씨를 사직 처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문제의 연락처에는 빅플래닛메이드 직원, 소속 연예인 등을 포함해 1200여 개가 담겨 있다. 빅플래닛메이드엔터에는 태민, 이무진, 비오, 배드빌런, 하성운, 렌, 비비지, 허각, 이승기, 이수근 등이 소속돼 있다.
A 씨가 빅플래닛메이드엔터에서 일하기 전에 근무한 다른 연예기획사 관계자와 소속 연예인의 연락처도 1200여 개 안에 포함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외에도 업무 과정에서 알게 된 다른 연예기획사 소속 연예인의 연락처도 포함돼 있을 수 있다. 자칫 빅플래닛메이드엔터 임직원을 넘어 연락처에 있는 연예인들에게도 불법대부업체의 협박 문자와 전화가 갈 수도 있다.
사실 암구호나 연예인 연락처 등은 별도의 활용도가 커 담보 가치를 인정받는 것은 아니다. 집이나 자동차, 유가증권 등이 담보라면 채무 변제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경매하면 된다. 그렇지만 애초에 불법대부업체인 데다 암구호나 연예인 연락처는 경매를 할 수 있는 담보도 아니다. 대신 채무자가 반드시 돈을 갚도록 압박하는 용도에선 담보 가치가 크다. 군사 기밀을 담보로 돈을 빌린 군 간부 입장에선 채무를 변제하지 못하면 직업을 잃는 것은 물론이고 무거운 처벌까지 받는다.
연예인 연락처 역시 협박 수단으로만 쓰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소속 연예인의 연락처가 담보로 활용됐다는 부분이 알려지는 게 해당 연예기획사 입장에서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더 큰 위험성은 담보가 채무를 현금화하기 위해 활용됐을 때다. 불법대부업체가 암구호 등 군사기밀을 반국가단체에 돈을 받고 팔았다면 국가 안보에 엄청난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연예인 연락처 역시 이를 악용하려는 이들에게 팔리거나 외부에 유출될 경우 해당 연예인의 사생활에 상당한 위협이 가해진다.
한 중견 연예기획사 임원은 “과거에도 매니저들이 돈 문제로 사고를 치는 일이 종종 있었다. 고가의 연예인 물건을 몰래 훔쳐 파는 절도 사건, 연예인이 사용하던 물품을 몰래 빼돌려 팬들에게 고가에 판매하는 사례도 있었다”며 “사채업자에게 연예인 연락처를 담보로 돈을 빌린 사건은 처음 접한다. 예전과 사채업자들의 담보 책정 방식이 많이 달라진 것 같고 요즘 젊은 매니저들의 생각도 과거와 많이 다르다. 이런 분위기로 인해 더 괴이한 사건이 많아질 것 같아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전동선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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