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용찬 전 대표가 사비를 지원한 것은 애드미션의 실적 악화가 가장 큰 요인으로 보인다. 2002년 설립된 애드미션은 장영신 회장의 장녀인 채은정 씨와 남편인 안 전 대표가 각각 지분 6.67%, 78.58%를 보유한 사실상 개인회사다. 안 전 대표는 애드미션에서 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를 역임했고, 채 씨는 감사로 일하기도 했다.
애드미션은 AK홀딩스, 애경산업, 제주항공 등 애경그룹 내부거래를 통해 성장해왔다. 애경그룹이 2018년 말 기준 자산 총액 5조 원을 넘기며 2019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자 상황이 달라졌다. 대기업집단 소속 회사는 ‘일감 몰아주기’ 등 오너일가의 사익편취 규제가 적용되기 때문이다. 당시 기준으로 오너일가 지분율이 20%(상장사는 30%) 이상인 계열사는 내부거래 금액이 200억 원을 넘거나 연 매출의 12% 이상일 경우 규제 대상이 됐다. 애드미션은 2017년 기준 내부거래 비중이 47.6%에 달했기 때문에 규제 대상에 포함될 우려가 있었다.

애드미션은 2017년 이후로 2023년까지 단 한 차례도 영업이익을 낸 적이 없다. 당기순이익은 2017년, 2019년 두 차례를 제외하고 모두 손실이었다. 이 때문에 애드미션의 자본총액은 2017년 53억 원에서 2023년 20억 원으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이 중 자본금이 12억 원으로 잡혀 있어 이익잉여금 등 여유 자본은 8억 원 남짓으로 추정된다.
또 10억 원대 수준을 유지하던 애드미션의 부채는 2022년 갑자기 28억 원으로 불어났다. 당기순손실로 자본총액이 줄어들고 있던 터라 부채비율은 2021년 50.84%에서 2022년 104.11%으로 껑충 뛰었다. 총자산 규모는 2017년 122억 원에서 2023년 35억 원으로 급감했다.
안용찬 전 대표가 사비를 투입하고 있지만 애드미션이 앞으로 실적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애드미션은 2021년 핵심사업인 광고보다 주식투자에 더 열을 올리는 인상을 풍겼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애드미션은 2020년 9월 7일부터 2021년 11월 25일까지 30종목 이상에 투자를 했다. 매수와 매도 시점 간격이 3~4개월로 비교적 짧은 편에 속했다. 투자목적도 단기투자였다. 애드미션의 전체 투자금액은 알 수 없으나 이 기간 매도 금액은 약 120억 원, 매수 금액은 83억 원으로 집계됐다. 사실상 자산운용사업이 주요 사업이 된 듯하지만 홈페이지에서는 여전히 자사를 ‘디지털 마케팅 대행사’로 소개, 공시에서도 주 영위 업종을 ‘광고대행 서비스’로 명시하고 있다.

광고업계 한 관계자는 “광고업계는 어떤 방법으로든 자기 PR(홍보)을 해야 하고, 특히 업력이 오래된 회사들은 오너 등이 홈페이지에서 포트폴리오를 확인하기도 해 항상 업데이트를 해둔다”며 “2018년 이후 아무런 광고물이 업데이트되지 않은 애드미션은 업계 관점에서 봤을 때 사실 존재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평가했다.
안용찬 전 대표가 애드미션을 성장시킬 의지가 있었다면 차입 계약보다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었다. 일각에서는 안 전 대표가 승계 경쟁에서 장영신 회장의 아들들에게 밀려났다는 관측이 오래전부터 있었지만 안 전 대표에게 애경그룹은 여전히 든든한 배경이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안 전 대표가 충분히 애경그룹에서 차입 혹은 투자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상증자도 검토할 수 있다. 유상증자는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므로 절차가 까다롭지만 애드미션 주주는 안용찬·채은정 부부를 포함해 9명으로 추정된다. 부부 외 1명은 배항식 애드미션 대표이며 나머지 6명도 애드미션 임원 출신으로 보여 유상증자 설득에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안 전 대표는 본인의 돈을 쓰는 선택을 한 상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안 전 대표에 대해 “지분을 매각하고 떠나기에는 회사 실적이 너무 저조해 제값을 받기 힘들고, 그렇다고 회사를 청산하기엔 재무‧노무 등 문제가 있는 데다 무엇보다 향후 새로운 사업 도전 시 ‘실패’ 꼬리표가 따라붙어 투자를 받기 어려울 수 있다”며 “최대주주가 사비를 쓴 건 일종의 고육지책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애드미션이 애경그룹에서 자금지원을 받을 경우 해당 계열사 주주들이 배임 문제를 들고 나올 수 있다”며 “어렵게 투자자를 찾더라도 실적 반등에 성공하지 못하면 그들이 사기죄를 물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애드미션 경영 상황에 대해 회사 내부에서 회의적인 시각이 짙은 점도 우려할 부분이다. ‘잡플래닛’과 같은 기업정보 플랫폼에는 애드미션 임직원들이 고객사 부족으로 업무 이력을 쌓기 어려운 현실을 호소하거나 임원들의 경영 역량·태도에 문제를 제기하는 글들이 올라와 있다. 회사가 ‘정체 수준을 넘어 퇴보하고 있다’며 앞날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일요신문i’는 애드미션에 안용찬 전 대표의 차입 배경, 실적 악화 요인, 실적 반등을 위한 대책 등을 물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박찬웅 기자 roone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