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통산 두 번째 빅리그 우승 트로피
김민재는 개인 커리어 통산 두 번째 유럽 빅리그 트로피를 들어 올릴 전망이다. 소속팀 FC 바이에른 뮌헨은 리그 선두를 달리는 현재, 승점 8점으로 2위권과 격차가 벌어졌다. 김민재는 2022-2023시즌 나폴리 유니폼을 입고 이탈리아 세리에A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경험이 있다. 앞서 박지성이 프리미어리그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등 각종 우승을 경험했으나 복수의 팀에서 빅리그 우승을 달성한 것은 한국인 선수로서 최초다.
김민재는 지난 시즌의 상처를 씻어내고 있다. 나폴리에서의 활약을 인정받고 뮌헨 유니폼을 입은 그는 2023-2024시즌 온탕과 냉탕을 동시에 오갔다.
2023년까지는 이적과 동시에 팀의 핵심 자원으로 낙점을 받았으나 시즌 하반기부터 그를 둘러싼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여전히 적지 않은 경기를 소화했으나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는 등 출전 시간이 줄기 시작했다. 챔피언스리그 4강 탈락의 원흉으로 지목받기도 했다. 부진의 원인으로는 새 팀에서의 적응, 시즌 전 군사훈련 소화, 시즌 중 아시안컵 참가 등이 거론됐다.
김민재뿐 아니라 당시 뮌헨은 팀 내 부상과 부진이 반복되며 분데스리가 우승에 실패했다. 이전까지 11년 연속 우승을 독식하던 뮌헨으로선 상처가 깊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다시 리그 1위가 유력한 상황이다. 지난 2월 중순 2위 레버쿠젠과의 맞대결을 무승부로 끝내며 추격을 뿌리쳤다. 뮌헨은 이번 시즌 단 2패만을 기록하며 리그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민재도 경미한 부상을 안고 있는 와중에도 경기에 나서며 팀의 상승세에 힘을 보탠다.

김민재와 함께 이강인, 설영우, 오현규, 양현준 등도 각각 프랑스, 세르비아, 벨기에, 스코틀랜드에서 우승컵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강인, 양현준의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과 셀틱은 김민재의 뮌헨과 마찬가지로 프랑스, 스코틀랜드에서 절대 강자의 지위를 가진 팀이다. 이에 소속팀에서 2년 차를 보내고 있는 이들은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이 될 예정이다.
양현준과 셀틱에서 함께 지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이적한 오현규는 커리어에 또 하나의 트로피 추가를 앞두고 있다. 소속팀 헹크는 벨기에 리그에서 현재 2위와 승점 9점 차이로 리그 선두를 달리는 중이다. 우승을 속단할 수는 없지만 지난 시즌 최종 5위에서 오현규 합류 이후 성적이 대폭 상승했다.
설영우는 유럽 진출 첫 시즌부터 우승을 맛볼 것으로 보인다. 지난여름 츠르베나 즈베즈다 유니폼을 입고 곧장 팀의 주요 전력으로 자리 잡았다. 즈베즈다는 세르비아 리그 27경기를 치른 현재 2위와 승점 20점 이상을 벌려 놓은 상태다. 설영우는 시즌 중 군사훈련으로 빠진 기간이 있었으나 큰 어려움 없이 주전 자리를 확보 중이다. 세르비아 리그뿐만 아니라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좋은 활약(8경기 3도움)으로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이에 더해 1부리그는 아니지만 또 다른 챔피언의 탄생이 예고된다. 잉글랜드 3부리그 버밍엄 시티에서 뛰고 있는 백승호와 이명재가 그 주인공이다. 백승호는 지난 시즌 버밍엄 유니폼을 입고 잉글랜드 2부리그에서 뛰다 강등을 경험했다. 위축되는 팀에 남기보다 팀을 떠나는 것이 보편적인 선택이지만 백승호는 팀의 비전을 보고 남았고 결국 1년 만에 승격을 눈앞에 두고 있다. 과거 김두현, 김보경 등이 잉글랜드 2부리그에서 1부리그로의 승격은 경험한 적이 있으나 한국인 선수의 2부리그 승격은 처음이다. 이명재는 K리그 시즌을 마친 지난겨울 합류했다. 하지만 팀과 2년째 동행하며 핵심 자원으로 자리 잡은 백승호와 달리, 이명재는 시즌 중 합류로 출전시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수의 선수들이 우승 가능성을 높이는 상황에 이상윤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3월 A매치 기간이 다가오는 시점에 대표팀에도 좋은 일"이라며 "소속팀과 대표팀은 별개라지만 소속팀 상황이 좋으면 자연스럽게 대표팀에서도 그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다. 김민재 이강인에, 오현규, 양현준까지도 모두 홍명보 감독이 이번 홈 2연전에 뽑은 선수들이다. 최근의 좋은 흐름을 살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강인은 전후반기의 분위기에서 다소 차이가 감지된다. 시작은 좋았다. 시즌 개막 이후 첫 11경기에서 6골을 몰아넣었다. 하지만 올해에 들어서며 출전시간, 공격 포인트 생산이 다소 줄었다. 파리가 이강인이 주로 나서는 2선 공격진에 선수를 새롭게 영입했고 기존 경쟁자들도 점차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동시에 이강인도 시즌 초반의 활발함은 보이지 못하는 중이다.
이에 이강인은 다수의 구단과 이적설로 연결되고 있다. 이강인은 스페인에서 활약하던 시절부터 능력은 증명된 자원이다. 2023년 여름 파리에 입단할 당시에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나폴리(이탈리아), 페예노르트(네덜란드), 아스톤빌라(잉글랜드) 등의 러브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겨울 이적시장부터는 연결되는 구단의 이름값이 더욱 높아졌다. 아스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빅클럽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감독의 우선순위에서 다소 멀어진 듯한 이강인의 선택에 관심이 집중된다.

각자 활약하는 리그에서 우승이 유력한 이들에게 일부 추가 우승 기회가 남아있다. 김민재와 이강인은 최근 마무리된 챔피언스리그 16강 일정에서 각각 난적을 누르고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김민재의 뮌헨은 리그 내 경쟁자 레버쿠젠을 만나 1, 2차전 합계 5-0 완승을 거뒀다. 김민재 개인으로선 3년 연속 챔피언스리그 8강에 진출하게 됐다.
대회 16강에서 많은 출전 시간을 소화하지는 못했지만 이강인도 8강으로 향한다. 16강에서 리버풀이라는 우승 후보를 승부차기 끝에 꺾었다. 이강인은 2차전 연장전에서 출전하며 팀의 16강 통과에 힘을 더했다.
이들은 지난 시즌 각각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탈락해 결승행이 좌절된 같은 기억을 공유하고 있다. 이번 시즌 역시 나란히 8강까지 도달했다. 이들이 지속적으로 상위 라운드로 올라간다면 결승에서야 만날 수 있게 된다.
흥미로운 점은 이미 한 차례 맞대결을 펼쳤다는 점이다. 리그 페이즈가 펼쳐지던 지난해 11월 26일 뮌헨과 파리가 만나 뮌헨이 1-0 승리를 거뒀다. 공교롭게도 코너킥 상황에서 김민재의 골이 터지며 승부가 갈렸다. 파리의 '복수'는 결승전에서야 가능해졌다.
김민재 또는 이강인이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컵 '빅 이어'를 들어 올린다면 2008년 박지성 이후 한국인으로선 역대 두 번째 우승자가 된다. 1980년대 유럽을 호령하던 차범근은 챔피언스리그가 아닌 현 유로파리그의 전신 UEFA컵에서 2회 우승(1980년, 1988년)을 달성했다. 이들을 넘어 한국인 역대 최고 선수 반열에 오른 손흥민은 2019년 결승전 무대를 밟았으나 준우승에 그쳤다. 17년 만에 또 다른 한국인 챔스 우승자가 나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김상래 기자 scourge@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