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판부는 3월 26일을 2심 선고일로 정했다. ‘선거 판결 6·3·3 원칙’ 기조에 따라서였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재판을 의도적으로 늦추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항소 이후 변호인을 선임하지 않거나 소송기록 통지를 받지 않고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꼼수 논란’이 일자 이 대표 측은 2024년 12월 23일 국선변호인을 선임했다. 1월 6일 변호인을 새로 선임했다.
이 대표 측은 2월 4일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다. 공직선거법 제250조 제1항 ‘허위사실 공표죄’가 위헌인지 판단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이 대표는 2019년 11월 대법원에 같은 조항에 관해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한 바 있다. 대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이 대표 측은 3월 11일에도 위헌법률심판 제청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조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선고일은 미뤄지지 않았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상습적으로 재판지연 전략을 쓰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정당한 방어권이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 측 변호인단은 2월 26일 변론 종결 이후 15차례 의견서를 제출했다. 이 대표는 직접 작성한 진술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진술서에는 검찰의 기소 남발에 대한 비판 등이 포함됐다. 이 대표 측이 1심 유죄 판결을 뒤집기 위해 총력전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2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이 너무 과하다. 정상적인 검찰권 행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2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이 나오면 대권주자로서의 이 대표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우선 여론도 이 대표에 우호적인 것은 아니다. 리서치뷰가 KPI뉴스 의뢰로 시행해 3월 19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51%가 2심에서 유죄가 나오면 이 대표의 대선 출마에 반대한다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 출마에 찬성한다는 의견은 44.8%로 집계됐다(여론조사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은 계엄과 탄핵을 거치며 형성된 ‘기울어진 운동장’ 구도를 흔들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이재명 사법리스크’라고 본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한동훈 전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등 여권 잠룡들이 이 대표 공격에 주력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유죄 판결을 확신하는 분위기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1심을 뒤집으려면 새로운 증언이 나오거나 사실관계에 대해 좀 더 조사를 하거나, 그런 게 있어야 한다. 이번에는 그냥 기록만 보고 다시 판결하는 것”이라며 “명백하게 1심이 잘못됐다거나 1심을 뒤집을 만한 무언가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게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 대표가 직접 의견서를 냈다는 보도에 대해서 이 의원은 “답답하니까 그런 것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김두관 전 의원은 3월 5일 “민주당에서 이 대표 사법리스크는 금기어인데, 정권교체의 최대 악재는 바로 사법리스크”라면서 “입틀막 한다고 해서 리스크가 사라지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민주당의 집권을 위해 당원과 국민에게 사법리스크의 대안을 제시해야 하고, 필요하면 ‘플랜B’를 논의하는 게 정상적인 민주주의 정당의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 부인 김혜경 씨의 공직선거법 위반 2심 재판도 주목을 받고 있다. 김 씨는 이 대표가 민주당 경선 출마를 선언한 뒤인 2021년 8월 2일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전·현직 국회의원 배우자 3명과 자신의 수행원 등에게 모두 10만 4000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 씨가 유죄를 받으면 ‘부부가 유죄 판결을 받은 대선후보’라는 꼬리표가 달리게 된다.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의혹 및 성남 FC 후원금 의혹’ ‘검사사칭 사건 관련 위증교사 의혹’ ‘쌍방울 대북송금 관련 의혹’ 등 다른 사안들도 거론될 수 있다는 점도 이 대표로선 부담이다. 당내 경선과 대선 본선에서 이 대표의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
가능성은 낮지만 민주당의 최악의 시나리오는 대선 후보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이 인용되면 60일 이내에 대선이 치러진다. 3월 말 탄핵 결정이 나오면 5월 말 21대 대통령 선거가 유력하다. 대법원은 ‘법률심’으로 진행된다. 적법하게 진행됐다면, 2심 재판 선고가 확정된다.
대법원이 6·3·3 원칙을 지키면 6월 26일 전 상고심 결과가 나오게 된다. 헌재가 3월 말 탄핵 인용 결정을 내리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대선이 끝난 후 대법원 판결이 나오는 셈이다.
하지만 대법원이 대선 전 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신속한 결론을 요구하는 여론이 높아지면 대법원이 재판 일정 관련 논란을 피하고자 선고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또한 헌재 탄핵 심판이 더 미뤄질수록 대선 전 확정판결이 나올 확률은 올라간다. 민주당과 이 대표 측이 헌재의 탄핵 심판 일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대통령 불소추 특권이 명시된 헌법 84조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민주당은 불소추 특권에서의 ‘소추’는 검사의 공소제기뿐 아니라 재판수행까지 포함된다고 보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미 진행 중인 재판은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계속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관련기사 헌법 84조까지 ‘발목’…끝없는 이재명 사법리스크, 운명의 3월 26일 그후).
민주당에서는 이 대표의 무죄를 자신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고 김문기 전 처장과 골프를 안 쳤다는 발언과 백현동 용도 변경 발언 등을 한 사실 자체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 민주당 의원 말이다.
“(1심 판결이 그대로 간다는 주장은) 일반론적으론 맞다. 그러나 이 건은 그 자체로 틀렸다. 새로운 사실관계에 대한 증언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사실관계의 문제보다도 법리상 틀린 것이다. (골프 발언은) 의미를 캐내서 발언을 한 것처럼 만들어 놨고, (백현동 발언은) 악의적인 편집을 통해서 발언을 창조했기 때문에 있지도 않은 발언에 대해서 가부를 판단할 필요성 자체를 인정을 못 하는 것이다.”

이강원 기자 2000w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