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면 장 전 의원 측은 A 씨가 주장하는 성폭행은 없었다고 반박하는 입장을 취해 왔다. 3월 5일 오전에는 국민의힘에서 탈당했는데 SNS를 통해 “엄중한 시국에 불미스러운 문제로 당에 부담을 줄 수가 없어 당을 잠시 떠나겠다”면서 “누명을 벗고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당시 술을 마셨지만 여러 명이 동석했고 2차 술자리가 끝난 뒤 집에 돌아가 문제될 부분이 없었다는 게 장 전 의원 측의 주장이었다. JTBC 측 질의에 장 전 의원은 그날 밤 외박하지 않았으며 해당 호텔에도 간 사실 자체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3월 28일 경찰 소환 조사에서도 정 전 의원은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소인 측은 “A 씨가 사건이 벌어진 2015년 11월 18일 아침 성폭행과 추행 피해가 있었다는 것을 인지한 뒤 증거를 남겨야겠다는 생각에 장 전 의원이 잠들어 있는 사이 호텔 방 안 상황 등을 사진과 동영상 등으로 촬영해 보관했고, 이를 최근 수사기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제출된 동영상에는 장 전 의원이 A 씨 이름을 부르며 심부름시키는 상황, 추행을 시도하는 상황, 피해자가 훌쩍이는 목소리로 응대하는 상황 등이 담겨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건 당일 해바라기센터를 방문해 응급키트로 증거물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을 의뢰한 결과 A 씨의 특정 신체 부위와 속옷 등에서 남성 유전자형이 검출됐음이 확인돼 해당 감정서도 제출했다고 했다고 밝혔다.
31일 오후에는 A 씨 측 변호인단이 보도자료를 통해 “가해자를 고소하는 데 왜 9년이라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는지 함께 고민하고 방향을 찾아가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면서 “4월 1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서초동 소재의 법무법인 온세상에서 고소인 측 기자회견이 진행된다”고 밝혔다. 9년여 만의 고소를 두고 장 전 의원 측에서 “무려 10년 가까이 지난 시점에 고소를 갑작스레 제기한 데는 특별한 음모와 배경이 있는 것이 아닌지 강한 의심이 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게다가 31일 저녁 JTBC를 통해 피해자 A 씨가 증거로 남기기 위해 촬영했다는 동영상이 단독 공개됐다. 고소인 측이 결정적인 증거를 수사기관에 제출했다고 밝히며 다음 날 기자회견을 예고했고, JTBC를 통해 결정적인 증거로 알려진 영상까지 공개된 31일 늦은 밤 장 전 의원이 숨진 채 발견됐다. 언론을 통해서는 다음 날인 4월 1일 새벽 6시 즈음 보도되기 시작했다.
장 전 의원의 사망으로 성폭행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A 씨 측 변호인은 1일 오전 7시 30분 즈음 이날 오늘 오전 10시로 예정됐던 기자회견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다만 가해자의 사망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장제원 전 의원은 장성만 전 국회부의장의 아들로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부산 사상구에 한나라당 소속으로 출마해 당선, 만 40세 나이에 정계에 입문했다. 그렇지만 ‘박근혜 키즈’로 불리던 손수조 후보에 밀려 제19대 총선과 제20대 총선에선 공천을 받지 못했다. 이에 장 전 의원은 20대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20대 국회에 입성하며 새누리당에 복당한 뒤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 국정농단’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맹활약을 펼친 장 전 의원은 2017년 1월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새누리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에 합류했지만 5월에 다시 자유한국당(새누리당 후신·국민의힘 전신)으로 복당했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 3선에 성공했다.

그만큼 윤석열 대통령도 장 전 의원의 사망 소식에 마음 아파했다고 한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2일 오후 부산 해운대 백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장 전 의원 빈소에서 만난 취재진에게 “새벽에 윤 대통령께서 비보를 전해 듣고 저한테 전화를 주셔서 ‘빈소에 가서 유가족분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해드렸으면 한다’고 말했다”라며 “어저께 두 번이나 전화해서 ‘너무나도 가슴이 아프다’는 말씀을 여러 번 했다. 윤 대통령이 장 전 의원은 누구보다 열심히 온 힘을 다해서 자신을 도왔던 사람이라도 했다”고 전했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여권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지는 가운데 아들 노엘(장용준)이 상주로 빈소를 지키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노엘이 팬들과 소통하는 카카오톡 비공개 오픈채팅방에 올린 사진과 메시지가 공개됐다. 메시지를 통해 노엘은 “잘 보내드리고 올게”라고 심경을 전했다.
신민섭 기자 leady@ilyo.co.kr
전동선 프리랜서 master@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