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전 대표 측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맞붙어 패했던 제20대 대선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고 있다. 당시 이재명 캠프는 매머드형에 가까웠다. ‘물량을 앞세운 선거전’에 주력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2022년 제20대 대선 선거일 당일 이재명 캠프는 문전성시를 이뤘지만, 캠프 규모에 비해 선거 결과가 실망스러웠다”면서 “이번 대선에서 이 전 대표 측은 규모보다 내실을 중시하는 캠프 구성에 박차를 가할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 전 대표 측이 제22대 총선을 통해 당내 친위 세력을 구성하는 데에 성공했고, 친명계 내부적으로도 ‘진짜 측근’과 ‘가짜 측근’이 추려진 상황”이라면서 “3년 동안 친명계 내부적으로도 교통정리가 된 상황에서 ‘진짜 측근’을 중심으로 소수 정예 캠프가 꾸려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취재에 따르면 ‘스몰 캠프’와 관련해 불만 기류도 있었다고 한다. 친명 핵심 위주로 선거를 치르려는 것 아니냐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대해 한 친명 의원은 사석에서 “우선 시간적으로 너무 촉박하다. 새로운 사람을 받아서 캠프를 세팅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일각의 우려가 있지만 이 전 대표가 탕평책 인사를 준비하고 있다. 비명계 불만은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 선거 전문가는 “스몰 캠프 구성에 따른 일부 인사들의 반발은 비명계가 이 전 대표 측을 흔들어서 대립 구도를 만들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박용진 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고, 김부겸 전 국무총리도 한 발을 빼는 듯한 스탠스를 취하면서 이 전 대표와 대립각을 세울 주체가 없다”고 했다. 그는 “결국 ‘일극 체제’로 대선 완주 및 승리가 가능하다는 자신감이 과감하게 ‘스몰 캠프’를 기획하는 동력이 된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경선 캠프 실세를 살펴보려면 주변부를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스몰 캠프’가 중앙에서 선거 전반에 걸친 큰 그림을 그린다면, 선거전 일선에서 다양한 친명 조직들이 총력전을 펼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민주당 대표 등을 역임하며 구축된 다양한 ‘친명 라인’이 핵심 거점 역할을 할 것이란 말도 뒤를 잇는다.

김남준 전 민주당 당대표실 실장, 김현지 전 경기도비서관은 이번 대선에서도 이 전 대표에 대한 그림자 수행을 할 수 있는 인사로 꼽힌다. 이들은 수면 아래서 이 전 대표 언론대응 실무 총괄 및 조직 기획관리 등 임무를 수행할 핵심 참모진이다.
제20대 대선에서 성남-경기 라인과 더불어 친명계 양날개 격으로 활동했던 ‘7인회’ 존재감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정성호 의원, 김영진 의원, 김병욱 전 의원, 임종성 전 의원, 문진석 의원, 김남국 전 의원, 이규민 전 의원 등이 7인회 멤버다.
국회 및 당 지도부에선 박찬대 원내대표를 비롯해 최고위원 김민석 의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정청래 의원, 민주당 사무총장 김윤덕 의원, 민주당 계엄상황실장 안규백 의원, 김병기 의원 등이 이 전 대표를 서포트할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2023년 6월 공식 출범한 더민주전국혁신회의엔 강선우 의원, 허태정 전 대전시장, 이영수 민주당 경북도당 위원장, 방용승 전 민주당 최고위원 등 인사들이 주축을 이룬다. 제22대 국회에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출신 31명이 대거 원내로 진입하며 ‘친명 사관학교’라고도 불렸다.
이재명 캠프 ‘싱크탱크’ 역할을 할 조직도 전열을 정비했다. 성남-경기 라인 핵심 인사인 이한주 원장이 이끄는 민주연구원과 김민석 최고위원이 총괄본부장으로 있는 집권플랜본부가 캠프의 좌뇌와 우뇌로 보조를 맞출 것으로 보인다.
이언주 의원은 당 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이재명 캠프 대선 경제공약 개발을 주도할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정책자문그룹인 ‘혁신과 성장’이 출범하는 가운데, 유종일 전 KDI 정책대학원장 역할에 관심이 모아진다. 공약 작업은 이 전 대표가 직접 의장 직을 맡고 있는 민생경제연석회의가 주도할 것이란 예상된다.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는 4월 11일 오전 10시 국회 소통관에서 대선 비전을 발표했다. 이 전 대표는 “향후 5년은 대한민국 국운이 걸린 절체절명의 시기”라면서 “무너진 민생과 평화,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없는 길을 만들어 온 이재명이 위대한 국민의 훌륭한 도구로서 위기 극복 재도약의 길을 열겠다”면서 “K-이니셔티브 시대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평론가 신율 명지대 교수는 “캠프를 작게 꾸린다는 것은 외부 사람들을 총동원하며 세과시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일 것”이라고 바라봤다. 신 교수는 “과거 언급됐던 최측근이 이번에도 최측근일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면서 “지금 이 시점 이재명 전 대표가 누구를 가장 신뢰하는지 여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이동섭 기자 hardout@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