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4월 16일 하루 동안 오세훈 시장은 아침 점심 저녁 세 끼 식사를 모두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과 함께했다고 한다. 이들 주자들은 오세훈 시장의 공약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함께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오 시장은 자신의 구상과 공약이 담긴 USB를 후보자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이들 후보자들은 오세훈 시장의 지지층을 흡수하려는 목적으로 오 시장을 만난 것일까. 아니면 정말 그의 공약을 배우고자 하는 것일까. 다시 말해, 이들이 오 시장을 만난 목적이 무엇인지 궁금해지는 것이다.

실제로 4월 8일부터 10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1005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한국갤럽의 자체 정례 여론조사(전화 면접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오 시장의 중도층 지지율은 그의 전국 지지율과 거의 동일한 수준이었다. 문제는 해당 여론조사에서의 오세훈 시장의 지지율이 2%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지지율 자체가 매우 낮기 때문에, 설령 그 지지층을 흡수한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대선 판도를 뒤흔들 수 있을 정도는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다면, 1~2%의 지지율 흡수도 승부를 가를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각 후보가 오 시장의 지지층을 흡수하려 애쓰는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오 시장의 지지층을 흡수하는 것 자체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오 시장을 지지했던 중도적 유권자들이 ‘탄핵 반대’ 이미지를 가진 후보들에게 호응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인용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69%가 ‘잘된 판결’이라고 응답했고, ‘잘못된 판결’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25%에 불과했다.
특히 중도층 응답자 가운데 80%가 탄핵 인용을 ‘잘된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여론을 감안하면, 탄핵에 반대했던 후보들이 오세훈 시장을 만나더라도 그의 지지층을 끌어들이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후보들이 오 시장을 만난 이유가 공약을 배우기 위한 것이었을까.
이 역시 납득하기 어렵다. 지금 정도면 시기적으로 볼 때, 각 후보들은 이미 자신들을 대표할 공약들을 준비했을 것이다. 게다가 공약은 유권자들에게 후보의 정체성과 정책 방향을 드러내는 핵심 도구이기 때문에 타인의 공약을 가져다 쓴다는 것은 현실적으로나 전략적으로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결국 이들이 오세훈 시장을 만난 목적은, 다른 데 있었음을 추론하게 된다. 이를 정치적 전략의 측면에서 본다면 국민의힘 후보자들은 오 시장이 가진 ‘중도적 이미지’를 활용하고자 했을 가능성이 있다. 다시 말해, 지지층을 직접 흡수하지는 못하더라도 오 시장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이미지를 중도적으로 보이게 만들려 했다는 것이다.
이는 일정 부분 합리적인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정치인의 이미지는 단기간에 바꾸기 어려운 속성을 지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이 조기 대선이 치러져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후보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이미지를 보완할 수 있는 인물의 도움을 받아 자신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희석하는 것이 효율적인 선택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어떤 이유에서든 오세훈 시장은 불출마 선언 이후 오히려 정치적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그가 과연 국민의힘 경선 판세를 뒤흔들 수 있을지는 앞으로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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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율 명지대 교수 master@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