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년 서울도시주택공사에 입사한 A 씨는 2018년 공사가 국토교통부에서 공모한 개발 과제 연구 개발 기관으로 선정되자, 연구원으로 합류한 뒤 연구개발비 집행 등 실무를 전담했다.
공사는 2022년 7~8월쯤 A 씨가 연구개발비를 부적절하게 사용했다는 내부 공익신고를 접수한 뒤 자체 감사를 진행했다.
감사 결과 A 씨가 국책과제 연구개발비 전용으로 발급된 법인카드를 공동연구기관인 대학 학부생 등에게 무단으로 제공한 사실이 적발됐다.
A 씨로부터 카드의 일련번호와 비밀번호를 건네받은 학생들은 쇼핑몰 등에 법인카드를 64회 사용해 약 2400만 원 지출했다. A 씨는 본인이 사무용 소모품 구입을 위해 지출한 것처럼 표시한 회계 결의서를 첨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공사는 A 씨를 연구개발비 횡령 혐의로 고발하는 한편, 2023년 8월 인사위원회를 열고 A 씨에 대한 해고를 의결했다.
A 씨는 이같은 해고가 부당하다며 구제를 신청했지만, 서울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모두 기각되자 2024년 5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 씨는 "다른 사람에게 연구개발비 전용 법인카드를 제공한 건 사실이지만, 연구 수행을 원활하게 하고 성과를 내기 위한 목적이었다"면서 "사적 이익을 취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A 씨에 대한 해고가 정당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A 씨는 연구개발비 전용 법인카드를 외부인으로 하여금 지속적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행위가 부당하다는 점을 스스로 인지했거나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장기간에 걸쳐 비위행위를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공사와 A 씨 사이의 신뢰관계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훼손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A 씨는 과거 사내 표창을 받은 점을 징계 감경사유로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인사규정 내규에 따르면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는 감경이 불가능한 경우"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 씨의 비위 행위는 공사의 연구개발비 운영에 관한 청렴성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연구 전문기관으로서의 대외적 신뢰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면서 "공기업 직원인 A 씨는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청렴성을 요구받는 만큼 더욱 엄중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 씨가 판결에 불복하지 않으면서 해당 판결은 확정됐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