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조는 지난 5월 28일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이 비상경영을 명분으로 직원들을 원거리 발령하고 하청업체 계약을 해지하고 있다. (발령지에) 가기 싫으면 희망퇴직을 유도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랜드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고용노동부에 촉구했다.

이랜드리테일의 연간 매출은 2020년 2조 원 밑으로 감소 뒤 5년 연속 줄고 있다. 2024년 이랜드리테일의 연결기준 매출은 1조 5649억 원으로 전년 대비 0.4%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41.9% 감소했다. 순손실 규모는 1679억 원으로 적자 규모가 전년(840억 원)의 2배로 늘었다.
업계에서는 오프라인 매장 중심, 중저가 의류 판매 전략을 이어온 이랜드리테일의 지속되는 실적 악화가 자연스러운 현상이란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유통업계가 이커머스 시장 위주로 재편된 추세가 그대로 굳어진 탓에 도심 곳곳 번화가에서 오프라인 아울렛 매장을 두고 영업하는 방식은 소비자의 이탈을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유통업계에서 특히 이랜드리테일이 강점을 보이는 패션 분야는 코로나19를 거치며 완전히 이커머스로 시장으로 중심축이 넘어갔다. 도심형 아울렛·백화점을 운영하는 이랜드리테일은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아주 싼 가성비 제품을 팔거나 아니면 반대로 고급화 전략을 추구하지 않으면 손님을 끌기 어려운 경향이 강화되고 있는데 이랜드리테일은 중저가 제품을 주로 팔고 있는 측면에서 경쟁력을 내기 애매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2016년 52개였던 이랜드리테일 점포 수는 지난달 기준 43개로 줄어들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2020년부터 폐점이 줄을 이었다. 2020년 NC백화점 커넬워크점(인천 송도)과 2001아울렛 수원점, 뉴코아아울렛 안산점·모란점(성남) 등 수도권 4개 매장과 대구 동아아울렛을 폐점했다. 2021년에는 2001아울렛 철산점(광명), 2023년 NC백화점 이천점, 2024년 NC백화점 서면점(부산)이 문을 닫았다.
이달 말에는 뉴코아아울렛 인천논현점이 폐점할 예정이다. 이랜드리테일은 현재 동아백화점 수성점(대구), 동아아울렛 강북점(대구 북구), NC백화점 경산점(경북) 등 대구·경북지역 지점 3곳을 매각한 뒤 재임대(세일앤리스백)하는 안을 추진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백화점 ‘더현대서울’, 신세계그룹 ‘스타필드’ 등 초대형 ‘몰’ 형태 매장을 운영 중인 유통 대기업들은 각종 체험형 매장과 고객 휴식공간을 늘려 새로운 방문객 수요를 창출하고 있어 이랜드리테일 입장에선 고객몰이 경쟁력이 더욱 밀리는 추세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유통업계 모두가 보릿고개를 넘고 있는 상황에서 업계 선두그룹 기업이 아니었던 이랜드리테일은 오프라인 매장으로 고객을 끌어들일 압도적인 매력 수단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무너질 수밖에 없다”며 “적자를 보기 쉬운 사업군(패션)이 주력이고, 온라인으로의 유통 방식 전환이 제대로 안 돼 현재 상태라면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전망했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하면서 사업구조 재편에 힘을 싣고, 본업 경쟁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라며 “새로운 유통 채널을 만들기보다 현재 경쟁력과 강점이 있는 곳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미 오랫동안 굳어진 기업 이미지가 있어 쉽지 않겠지만 양극화(가성비 소비와 고급 소비)된 최근 트렌드에 대응하려면 지역별·매장별로 고객 타깃을 좁히는 체계적 포지셔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정아 기자 ja.kim@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