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전 6시 21분 비행기가 인천에 착륙했지만 임산부는 병원으로 이동할 겨를도 없이 오전 6시 40분경 기내에서 출산했다. 그리고 불과 4분 뒤인 오전 6시 44분 아기가 숨을 쉬지 않는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이에 신고를 받은 인천소방본부는 급히 산모와 심정지 상태의 아기를 병원으로 옮겼지만 아기는 병원 도착 직전에 사망했다.
경찰은 기내에서 출산이 이루어진 경위와 기내에서의 대응, 신생아가 숨진 원인 등을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6월 5일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사항으로 추가로 구체적인 것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제주항공 측은 “임산부가 임신 24주차 정도 되는 상황이었고 항공사 측에 임신 사실을 별도로 알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비상 상황에 대응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으나 최선을 다해 대처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의 산모는 임신 24주차 정도였으므로 항공사의 임산부 탑승 제한 시기에 도달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근 임신이 안정기에 접어든 임산부들의 이른바 태교 여행 등 비행기를 이용하는 여행이 잦아지고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항공사는 조산의 위험이 있는 출산 예정일이 임박한 임신 37주 이상의 임산부에 대해서는 탑승을 허용하지 않는다. 다태아, 즉 쌍둥이 이상이면 33주부터다.
임신 32주부터 36주까지는 탑승을 허용하나, 유효한 의사의 소견서 등을 요구한다. 32주 미만인 경우엔 의사가 별도로 비행기를 타지 말라고 권고하지 않는 한 일반인과 동일하게 여행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사고처럼 임신 32주 차 미만으로 출산 예정일이 상당히 남았더라도 긴급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번 사례 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기내에서 조산으로 아기가 태어난 사례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2021년 5월 미국 국내선에서 임신 29주 차 임산부가 조산하는 응급 상황이 있었지만, 기내에 외과 의사와 간호사가 탑승해 있었다. 이들이 출산을 도와 산모와 아기 모두 생명을 구했다.
2022년 2월 중국에서도 임신 32주차 임산부가 진통을 호소하여 아기를 기내에서 출산하는 일이 있었다. 이때도 기내에 간호사가 타고 있었기에 출산을 도와 산모와 아기 모두 생존했다.
두 사례 모두 국내 항공사들이 탑승을 제한하는 임신 37주 차 이전에 조산한 사례지만 29주 차와 32주 차였다. 그러나 이번 사고는 더 이른 임신 24주 차로 이른바 초미숙아였다. 그리고 앞선 상황들은 마침 기내에 의료진이 탑승해 있었기에 생존할 수 있었다.
홍순철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일요신문i와의 인터뷰에서 “24주차 아기는 비행기에 태어났을 때 생존이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 수준이 국가마다 다르지만 선진국인 우리나라에서도 생존 한계는 임신 24주로 본다”며 “그것도 국내 각 분야의 최고의 전문가들이 달라붙어 치료했을 때”라고 말했다. 이어 “어느 항공사든 기내라면 훨씬 더 (생존이) 힘들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비행기 내에서 산통을 느꼈을 때 임산부나 보호자가 할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이다”라며 “조산의 우려가 높다면 장거리 항공 여행을 피하는 게 좋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임산부의 태교 여행 등으로 비행기를 타게 될 때는 “담당 의사와 긴밀한 상담이 필요하다”며 “사전에 조산 위험성이 있는지 여부를 담당 의료진은 진찰을 통해 파악하고 있을 테니 조언을 듣고 과거력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임산부가 태교 여행 등으로 해외여행을 간다면 “여행 전 미리 의사와 상담해 임산부의 몸 상태를 살피고 여행을 가서도 격한 활동은 삼가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면서 “혹여 조산이 걱정된다면 미리 자궁을 수축시키는 질정 등 비상약을 챙기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동영 인턴기자 leeldy012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