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1일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를 방문해 ‘코스피 5000 시대를 만들겠다’고 제안하며 한 엄포다.
이 대통령은 “통정매매나 가짜정보를 통한 주가조작 등 전통적인 시장 질서 훼손 행위부터 막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재명 정부에서는 불법을 저질러서 돈을 벌 수 없고, 불법을 저질러서 돈을 벌면 몇 배로 물어내야 한다. 엄청난 형벌을 받는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과태료, 벌금, 징역형 등 다양한 수단을 언급하며 “대한민국 주식시장에서 장난치다가는 패가망신한다는 걸 확실하게 보여주는 첫날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법조계 “수사 인력과 시스템 구비 안 돼”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거래소를 찾았을 때 “이재명 정부에서는 주식시장에서 불법을 저질러 돈 버는 일이 결코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며 “불법 행위로 부당한 이익을 챙긴다면 그 몇 배에 달하는 금액을 환수하고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주가조작 등 불공정 거래에 대해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겠다”며 “할 수 있는 제도적·행정적 수단을 총동원해 불법과 부정이 주식시장에 발 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법조계와 금융권에서는 이를 뒷받침할 조사 인력과 제도 및 법적 대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가조작 수사나 조사·제재 권한이 금융위원회(금융위)와 금융감독원(금감원)에 분산·혼재돼 있고, 수사 역시 서울남부지검 3개 부서(금융조사1부, 금융조사2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 정도에서만 가능했던 현실에서 금융범죄를 쫓기에는 늘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최종 제재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 금융위는 규모가 작다. 현재 자본시장법상 강제조사권(현장조사·영치·수색 등)은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 소속 조사공무원에게만 부여돼 있는데, 이들 인력은 12명 수준에 그친다. 포렌식, 심문 등 실질적 강제조사가 가능하지만 실제 조사에 참여하는 것은 7명 내외다.
실질적 현장 조사를 맡고 있는 금감원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한계가 명확하다. 금감원 조사국(1~3국)은 계좌조회, 진술요청 등 임의조사를 수행할 수 있다. 다만 휴대전화 통화내역, 문자, 디지털 증거 확보 과정에서는 검찰 지휘를 받아야 한다. 압수수색 영장 등 중요한 순간마다 검찰을 거쳐 가다 보니 시간이 더 걸린다. 수사 개시 자체도 수사심의위원회 심의 등 절차를 거쳐야 한다. 현재 40명이 넘는 특사경 인력을 두고 있지만, 금감원의 주가조작 수사가 검찰 수사의 초기 대응이나 협력 수준에서 그치는 이유다.
금융당국 파견 경험이 있는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기존 수사 시스템이 검찰을 중심으로 세팅하다 보니 금융위는 ‘사건 후 제재’를, 금감원은 ‘사건 감지 및 고발’을, 검찰은 ‘수사 전담’을 각각 맡아온 경향이 있다”며 “검찰청 폐지 과정에서 서울남부지검의 금융범죄 수사 전담 인력이 흩어지게 되면 이를 새롭게 세팅하는 동안 주가조작 사건이 기승을 부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새 전담 수사기관에 ‘금융범죄’ 세팅 주목
자본시장 업계는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가 어떻게 바뀔지 주목하고 있다. 검찰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은 2013년 5월 처음 만들어져 2014년 서울 여의도 증권가를 관할로 하는 서울남부지검으로 소속을 옮긴 뒤 ‘여의도 저승사자’라는 별칭을 얻었다.

수사 속도가 범죄 방식이 진화하는 속도를 맞추지 못하는 상황에서 검찰과 금융기관들의 개편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대목이다. 한 자본시장업계 관계자는 “이른바 ‘세력’들이 2020년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수단이 없어진 뒤 더 활발하게 움직였다”며 “현재 시스템이 바뀌는 상황이 오면 그 틈을 타 유사하게 ‘주가조작’이 기승을 부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범죄 수사 경험이 있는 한 검찰 관계자는 “의심이 가는 차익 규모를 증거 부족 등의 이유로 실제로 다 산정하지 못하는 게 주가조작 사건이다 보니 한 번 기소가 되더라도 다시 나와서 주가조작을 하는 게 세력들의 특징”이라며 “결국 이들을 뿌리 뽑기 위해서는 양형을 올리고 공소시효를 늘리는 등 입법적인 보완조치도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조언했다.
서환한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