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옵티머스 펀드 사태는 옵티머스자산운용이 환매가 불가능한 자산에 투자한 뒤 이를 감추고 펀드를 계속 판매해 ‘돌려막기’ 운용을 한 사건을 말한다.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는 “공공기관 매출채권 등에 투자하는 매우 안전한 상품”이라고 홍보하면서 투자금을 끌어모았다. 그러나 사실은 홍보 내용과 달리 자신들이 관리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이 발행한 사모사채를 매입하고, 부동산 투자 및 상장사 인수 등에 불법적으로 투자금을 사용했다.
옵티머스펀드의 최대 판매사였던 NH투자증권은 불완전 판매 논란의 중심에 섰다. 금융당국은 NH투자증권이 2019년 6월부터 2020년 5월까지 54회차에 걸쳐 1360명에게 6974억 원 규모의 펀드를 판매한 것으로 파악했다. 펀드 전체 판매액 중 NH투자증권의 비중은 최소 80%를 넘긴다.
이와 관련,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신탁업자 하나은행은 옵티머스로부터 비상장회사 사모사채를 취득하라는 운용지시를 수년간 받았지만 한 번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고, 사무관리사 한국예탁결제원도 펀드관리시스템 상 ‘비상장회사 사모사채’ 대신 ‘공공기관 매출채권’으로 입력해달라는 옵티머스의 부탁을 수년간 이행했다”며 “하나은행, 예탁결제원이 만든 외관에 의해 당사는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하고 있는 걸로 속았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은 하나은행과 예탁결제원을 상대로 100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해 1심이 진행 중이다. NH투자증권이 하나은행, 예탁결제원을 사기 방조 혐의로 고발해 검찰 불기소 결정이 나온 건에 대해서는 항고하지 않았다.
NH투자증권은 옵티머스 펀드 일반투자자 831명에게 원금 100%(총 2780억 원)를 돌려줬다. 일반투자자에 한해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를 적용하라는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의 권고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상장사 등 전문투자자의 판매분에 대해서는 법원의 개별적인 판단에 맡겼다. 전문투자자는 더 큰 주의 의무가 요구되고, 주의를 기울였으면 투자정보가 허위라는 사실을 알았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전문투자자들은 NH투자증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피고로서 72건의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데 소송가액은 총 4002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옵티머스 관련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은 1236억 원이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옵티머스자산운용 운용 펀드 현황’에 따르면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한 회사들 중 국내 상장사는 총 59개다. 총 투자금은 50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인 등 전문투자자들이 개별적으로 NH투자증권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는 가운데 △안랩 △에이스토리 △대동스틸 △링크제니시스 △부국철강 △이녹스첨단소재 △제이브이엠(JVM) △코위버 △코텍 △피에스케이(PSK)홀딩스 등 10개 상장사는 2021년 12월 공동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 측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대한 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하지만, 투자가 가능한 것처럼 투자대상 및 투자방법이 투자제안서 등에 허위로 기재됐다”며 “펀드가 안정성이 높은 것처럼 설명하고 투자를 권유함으로써 구 자본시장법상 설명의무 등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10개사의 펀드가입총액은 263억 원이다. 이 중 에이스토리가 90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녹스첨단소재는 40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안랩은 당초 70억 원을 투자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60억 원을 환매해 가입 잔액은 10억 원이다. 나머지 7개사의 가입금은 각각 최소 10억 원에서 최대 20억 원이다.
1심 재판부는 NH투자증권에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서울남부지방법원 제11민사부는 “NH투자증권이 투자중개업자로서 투자자보호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면서도 “옵티머스 사태가 대규모 금융 사건으로 번진 건 투자중개업자인 NH투자증권뿐만 아니라 신탁업자인 하나은행, 사무관리사 예탁결제원의 주의의무 위반 등이 서로 상호작용을 일으킨 탓이 크다”고 판시했다.
다만 원고들에 대해서도 “주권상장법인으로서 10억 원 내지 90억 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하면서도 만연히 투자중개업자만을 신뢰했다”며 “펀드 투자의 위험성 등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2월 2일 NH투자증권의 손해배상 책임을 60%로 제한하는 판결을 내렸다.
쌍방 항소로 진행된 2심에서도 재판부는 “NH투자증권이 상품승인소위원회 회의 과정에서 이 사건 각 펀드 상품의 실현 가능성 등에 대하여 의문을 가지게 되었음에도 충분한 조사 과정 없이 상품 판매를 승인했다”며 “설명의무를 다했다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고등법원 제12-1민사부도 4월 23일 NH투자증권의 손해배상 책임제한을 60%로 판결했다.
NH투자증권을 중심으로 한국투자증권·대신증권·하이투자증권·케이프투자증권 등 5개사는 2021년 11월 가교운용사인 리커버리자산운용을 공동 설립했다. 옵티머스가 운용했던 펀드는 금융당국 명령에 의해 리커버리자산운용으로 인계된 바 있다. 앞서 리커버리자산운용은 2023년 2월부터 2025년 1월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10개사에 상환금 44억 원을 지급했다. 2심에서 인용된 손해배상액은 미회수금 219억 원 중 60%인 131억 원이다.
원고 측이 5월 8일 상고장을 먼저 제출했고, 뒤이어 5월 15일 NH투자증권도 상고장을 제출하면서 3심이 진행되고 있다. 상고 사유 등에 대해 질의했으나 원고 측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바른 관계자는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므로 답변 드리기가 어렵다”고 답했다. 앞서의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원고가 먼저 상고했기에 당사도 대응할 필요가 있었다”며 “펀드 중개업무의 법적 성격과 관련하여 대법원의 명확한 판단을 받아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노영현 기자 nogoon@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