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군다나 이번에 인사청문회가 열리는 12개 상임위원회는 모두 여당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7개 상임위는 여당이 위원장이다. 장관의 경우 야당이 반대해 청문보고서가 채택되지 않더라도 국회 인준을 거칠 필요 없이,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장관 후보자들 중 7명이 현역 의원이라는 점도 ‘맹탕 청문회’가 될 것이란 우려에 무게를 더한다.
김 총리 인사청문회 때 여당의 일방통행을 거세게 비판했던 국민의힘 내부에선 이번 청문회를 앞두고 자성의 목소리가 봇물을 이룬다. 김 총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쏟아졌음에도 이를 검증해내지 못했다는 이유다. ‘김민석 저격수’를 자처한 주진우 의원이 여당과 그 지지층으로부터 오히려 역공을 당하자 몸을 사리는 듯한 기류도 감지됐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7월 4일 통화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잘못된 인사를 하고 또 이를 밀어붙인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선 우선 우리가 야당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할 것 같다”면서 “이번 인사청문회에선 최소한 한 명은 낙마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당 차원에서 몇몇 후보자는 집중 검증이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5명 정도가 주요 타깃으로 오르내리는데 그 중 첫 번째는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다. 여권 지지층에서 반대 여론이 적지 않다는 점 때문에 인사청문회에 따라 낙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후보자는 충남대학교 총장 시절 교내 소녀상 철거 문제, 한밭대 통합 추진 등에서 불통 행보를 보였다는 비판을 받는다. 충남대민주동문회는 7월 1일 이 후보자의 교육부장관직 임명을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 후보자는 2018년 제목과 실험 설계, 결론이 유사한 논문 두 편을 각각 다른 학술지에 실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같은 실험을 통해 두 편의 논문을 쪼개기 했다고 의심한다. 교육부 인사청문회준비단은 “충남대 연구윤리위원회에서 논문을 검증했고 ‘문제없음’으로 검증을 통과했다”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소상히 밝히겠다”고 설명했다.
논문 표절이 사실로 드러나면 교육부 장관으로선 치명타가 될 가능성이 높다. 2006년 노무현 정부 때 김병준 교육부 장관은 논문 표절 의혹으로 임명 13일 만에 물러난 바 있다. 앞서의 초선 의원은 “이 후보자는 여당에서도 고개를 갸웃거리는 인물이다. 지금 논문 표절 외에도 수많은 제보를 받고 있다. 낙마 대상 영순위”이라고 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질병관리청장으로 코로나19 방역을 하던 시기 남편의 주식 투자가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남편이 매수한 손소독제 업체의 주식이 급등을 했는데, 이 과정에서 부인으로부터 방역 관련 내부 정보를 전달받았는지가 핵심이다. 이에 대해 정 후보자는 “(관련 보도에) 잘못된 내용이 많다. 청문회를 통해 사실관계를 기반으로 국민께 충실히 설명드리겠다”고 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아들의 아파트 ‘갭투자’(전세 낀 매매)를 지원해 차익 15억 원을 얻도록 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조 후보자 부인은 2003년 뉴타운 지정 5개월 전 서울 용산구 도로 부지를 지분 쪼개기 방식으로 매입해 10억 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이재명 정부가 강력한 부동산 규제를 실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여권에서조차 나온다.
국민의힘 내에선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를 향해서도 날 선 소리가 들린다. 권 후보자는 2023년경 전국 각지에 흩어진 업체로부터 급여를 받았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국민의힘은 “분신술이라도 쓴 것이냐”며 검증을 벼른다. 또 국가에 반환해야 할 선거 비용 2억 7000여 만 원을 4년 넘게 미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투경찰 복무 시절 ‘후임병 폭행’ 의혹도 제기됐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전과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총 12개 혐의로 전과 5건을 갖고 있다. 도로교통법 위반, 업무 방해, 명예훼손,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일반 교통 방해 등이다. 김 후보자 측은 “노동 쟁의 과정에서 철도노조·민주노총 위원장으로서 ‘대표 책임’으로 처분 받았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무난히 청문회를 통과할 것으로 점쳐졌던 5선의 정동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도 각종 의혹이 쏟아지면서 국민의힘은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 정 후보자는 배우자와 자녀가 태양광 관련 회사의 임원으로 있는데도 지난 3월 ‘영농형 태양광 발전사업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공동 발의해 이해 충돌 논란에 휩싸였다. 이러한 의혹에 대해 정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설명할 것”이라고 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