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 특검법’엔 김 여사를 둘러싼 16개 의혹이 수사대상에 올라 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명품백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의 국정 개입 의혹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제21대·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공천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의혹 등이다.
이 중 삼부토건을 ‘1호 사건’으로 정한 배경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문홍주 특검보는 “가장 먼저 준비됐고 국민적 관심사가 가장 큰 사건이 주요 기준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삼부토건 주가조작에 대한 구체적인 정황을 포착했을 뿐 아니라, 이를 입증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깔려있는 발언으로 읽힌다.
특검 한 관계자는 “금융감독원, 검찰 등으로부터 넘겨받은 자료를 통해 기초관계 사실은 어느 정도 파악된 상태”라고 귀띔했다. 이어 그는 “김건희 씨가 왜 과거 조사에서 빠졌는지, 실제 주가조작에 개입했는지를 규명하는 게 수사의 핵심”이라면서 “다른 사건들에 비해 혐의에 대한 처벌 수위가 상당히 무겁고, 사기 규모도 크다. 특검 초반 수사력을 모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전했다.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은 2023년 5~6월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이 기간 삼부토건 관계자들이 허위 사실을 홍보해 주가를 띄웠고, 보유 주식을 팔아 수백억 원대의 부당이익을 챙겼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삼부토건 측은 마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하는 것처럼 홍보를 했지만 금융당국은 이를 허위로 판단했다.
5월 15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인인 젤렌스카 여사가 한국을 방문했다. 한 언론사가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다음날인 5월 16일 젤렌스카 여사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만났다. 5월 17일 정부는 우크라이나 측과 대외경제협력기금 차관 협정에 합의했다. 5월 21일 윤 전 대통령은 일본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5월 21일 삼부토건 측 인사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함께 폴란드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글로벌 재건 포럼에 참석하기도 했다. 삼부토건이 굴지의 건설사들과 함께 폴란드 행사 참여기업으로 선정된 것을 두고도 무수한 뒷말을 낳았다.
이런 배경들이 겹치면서 삼부토건 주식은 급등했다. 5월 초 1000원 안팎에 거래되던 삼부토건 주식은 7월 초 5500원까지 올랐다. 두 달여 만에 무려 5배 넘게 오른 셈이다. 한국거래소는 2023년 7월 이상거래 심리에 착수했고, 같은 해 9월 그 결과를 금융당국에 통보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4월 삼부토건 경영진 5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다만, 김건희 씨에 대해선 혐의점을 찾을 수 없다며 고발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 사건에 김 씨 연루 의혹이 불거진 것은 2024년 7월경 블랙펄인베스트 전 대표 이종호 씨의 카카오톡 대화가 유출되면서다. 이 씨는 2023년 5월 14일 해병대 출신 지인들이 있는 단체 대화방에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공교롭게도 앞서 언급한 것처럼 그 후 삼부토건 주가는 가파르게 올랐다. 거래량이 갑자기 늘어난 것은 5월 19일부터다.
당시 이 씨와 국민의힘 의원들은 메시지에 거론되는 ‘삼부’가 골프 야간 경기를 뜻하는 ‘3부’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씨가 쳤다는 골프장은 3부 경기를 운영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또한 ‘채 해병 외압 사건’ 공익제보자 등이 제출한 자료 등에서도 이 씨의 ‘삼부’는 삼부토건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 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 씨 계좌관리인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 씨가 삼부토건 주가 폭등을 사전에 알고 있었고, 그 배후에 김 씨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게 특검이 품고 있는 의심으로 보인다. 앞서의 특검 관계자는 “김 씨가 부당이득을 거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최소한 주가조작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인지했을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전했다.
특검이 첫 강제 수사로 삼부토건을 꺼내자 사정당국에선 김 씨에 대한 조사 역시 속도를 낼 것으로 점친다. 김 씨 개입 여부를 밝혀내는 게 수사의 관건이기 때문이다. 특검 안팎에선 전격적인 소환이 빠른 시일에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문홍주 특검보 역시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인적, 물적 대상의 범위가 넓어질 것”이라고 했다.
동진서 기자 jsdong@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