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방식으로 선박에 숨겨져 있다 적발된 코카인의 양이 올해 어마어마하게 늘어났다. 4월 2일 강릉 옥계항에 정박해 있는 벌크선에서 무려 1690㎏이나 되는 코카인이 적발됐다. 2021년에 적발된 필로폰 404kg의 4배가 넘는 양이다. 5월 10일에는 부산신항에 접안 중이던 컨테이너 선박에서 코카인 600㎏이 적발됐다.

문제는 중간 기착지로 우리나라를 거쳐 가는 다량의 코카인 가운데 일부가 언제라도 우리나라에 유입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미국과 캐나다 등이 마약 밀반입을 막기 위해 고강도 국경 강화 조치를 취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대미 마약 반입에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이유로 멕시코에 무거운 관세를 책정했고, 중국에도 합성마약 펜타닐의 중국산 원료가 미국으로 밀수입된다는 이유로 관세를 부과했다.
이렇다 보니 중남미 마약 조직은 북미 지역을 대신해 아시아 등 새로운 시장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일종의 풍선효과인데, 우리나라도 타깃이 될 수 있다. 올해 상반기에 적발된 중남미발 마약은 2298㎏으로 옥계항과 부산신항에서 적발된 코카인 2290㎏을 제외하면 8㎏에 불과하지만 언제든 급증할 수 있다.

특히 케타민 적발량이 급증했다. 2024년 상반기에는 10㎏이 적발됐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86㎏나 적발돼 무려 747%가 증가했다. 케타민은 유럽이 주요 출발지다. 올해 상반기에도 유럽발 밀반입 마약이 96㎏이나 된다. 북미발 밀반입 마약도 110㎏으로 늘었다.
케타민 밀반입이 급증하고 유럽과 북미발 마약 밀반입이 늘어나는 추세는 위험신호로 볼 수 있다. 올 상반기 아시아발 밀반입 마약이 168㎏으로 가장 많지만 유럽과 북미발 밀반입 마약과 차이가 크게 줄어들었다. 이는 동남아발 여행자와 화물에 대한 마약 단속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국내 마약 유통 조직들이 단속이 심한 동남아가 아닌 유럽을 새로운 공급처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밀수 경로를 보면 ‘기타’ 항목이 2024년 상반기 28㎏에서 올해 상반기 2301㎏으로 급증했다. 무려 7996%나 증가했는데 이는 옥계항과 부산신항에서 적발된 코카인 2290㎏ 때문이다. 기타 항목에는 선원, 수출입 화물, 선박 내외부, 반입경로 불상 등이 포함된다.
가장 많이 활용된 밀수 경로는 특송화물이다. 2024년 상반기 114㎏에서 올해 상반기 164㎏로 44% 증가했다. 가장 증가폭이 상승한 밀수 경로는 여행자로 2024년 상반기 56㎏에서 올해 상반기 142㎏으로 156% 급증했다. 반면 국제우편을 통한 밀수는 2024년 상반기 100㎏에서 2025년 상반기에는 73㎏으로 27% 하락했다. 기존에는 국제우편으로 반입되던 마약류가 많았는데 반입경로가 국제우편에서 특송화물로 이동하는 추세로 풀이된다.
국경 단계에서 적발되는 마약이 증가하는 이유는 마약 밀수가 점차 대형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자가소비 목적으로 여행자들이 직접 마약을 밀반입하거나 특송화물을 이용하는 사례도 증가 추세다.
이명구 관세청장은 “최근 2년 연속 국내 마약사범이 2만 명을 상회하는 등 불법 마약류가 사회 전반에 침투하고 있다”며 “불법 마약류 해외 밀반입을 원천 차단해 마약으로부터 안전한 사회 실현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전동선 프리랜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