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당과 각 지역 당협위원장이 소통할 공식 창구는 당헌·당규에 명시돼 있다. 국민의힘 ‘당헌 제3장 당기구 제14절 제48조 1항’에는 ‘당무 전반에 관한 당 소속 국회의원 및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의 의견수렴을 위해 국회의원 및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 연석회의를 둔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15절 제52조 3항’에는 ‘당대표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에는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들을 소집해 당무 전반에 관한 논의를 할 수 있음’이라고 돼 있다. 여기엔 원내, 원외 구분이 없기에 원외 당협위원장들도 원활히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당헌·당규에는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당대표에게 직접 당 운영과 현안에 대해 자문할 수도 있다. 명기된 원외당협위원장협의회 기능으로는 △당면 현안에 대한 의견 제시 △당대표의 당 운영 자문 △상임전국위원 선임 △기타 당헌 또는 당규가 정하는 사항 등이 열거돼 있다.
현실은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당대표나 지도부가 원외 당협위원장들에게 당내 현안에 대해 직접 의견을 구하는 일은 극히 드문 데다 비공식적으로 접촉할 기회마저 제한적이다. 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장협의회 초대 회장을 역임한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당헌·당규에 당 지도부와 원외 당협위원장 간 회의가 명시돼 있어도 형식적으로 써 있을 뿐 잘 안 지켜진다”고 지적했다.
현 원외당협위원장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신재경 인천 남동을 당협위원장은 “원내·외 당협위원장 연석회의를 둔다고 당헌·당규에 적시돼 있지만 유명무실하다”며 “지난해 4월 당의 총선 패배 이후 당사와 국회 등에서 당 지도부와 현역 의원들을 만나 원내외 연석회의 개최를 제안했는데 ‘알았다’고만 하고 끝났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소장파와 원외 당협위원장들이 주축이 된 ‘첫목회’는 지난 6월 5일 낸 성명서에서 “이번 대선 패배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것은 험지에서 싸우고 있는 당원과 원외 당협위원장들”이라며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그동안 각종 선거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싸워 왔음에도 계엄, 탄핵, 대선 정국에서 의견 한 번 제대로 낼 기회조차 없었다. 앞으로 당내 주요 당론은 원외 당협위원장들을 포함해 결정할 것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해당 모임에 속한 한 원외 당협위원장은 “이렇게 목소리를 내도 (당 지도부가) 볼지 미지수”라고 토로했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국민의힘 내 소통 단절 문제가 방치될 경우 전국적 지지율 약화를 고착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각 지역의 ‘민심 레이더’인 당협위원장을 패싱한 채 중앙당 인사나 최고위원 등 지도부의 목소리에만 기댈 경우 당 운영에 오판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중요 사안 결정 시 절차적 수단으로 활용되는 ‘의원총회’도 구성원들의 소속 지역 쏠림이 심해 전국적 민심을 고르게 파악하는 데 한계가 많다는 지적도 있다.
‘당심’이나 민심의 가늠자로 여론조사나 빅데이터 연구에 기대고 현장 목소리를 과소평가하는 관성도 문제로 꼽힌다. 당에 ‘의석’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나 인사에 정치적 ‘투자’가 집중되는 경향, 당의 수장이나 ‘실세’ 의원과 같은 계파거나 친분이 있는 인물에게 소통 창구가 집중돼 나머지 당협위원장들이 상대적으로 소외되는 구조도 문제로 지적된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원외 당협위원장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중앙집행위 신설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보텀업(상향식)과 톱다운(하향식) 의사결정의 장점을 절충해 정당 운영을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민의힘은 리얼미터가 지난 7∼8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30.3%를 기록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48.4%)에 크게 밀렸다.(무선자동응답방식, 응답률 4.5%, 표본 오차 95% 신뢰수준 ±3.1%p).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공동 조사에서는 16%라는 매우 낮은 지지율이 나오기도 했다(전화면접 방식, 응답률 14.7%, 표본 오차 95% 신뢰수준 ±3.1%p, 자세한 내용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