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이종배 서울시의원)이 지난 5월 19일과 22일 이재명 당시 대선후보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와 ‘협박 및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검과 서울 종로경찰서에 고발한 건은 모두 조사가 진행 중이다. 서울중앙지검은 먼저 이 의원을 불러 고발인 조사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의원은 두 고발 건을 취하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지난 13일 특검이 국민의힘 당사 압수수색에 나선 일이 있었고, 민주당은 우리를 ‘내란당’이라고 부른다”며 “야당 탄압이 심각한데 (민주당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화합·협치가 부족한 상황에서 우리만 취하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네거티브대응단이 지난 6월 2일 서울중앙지검에 이재명 대선후보와 이재강 민주당 의원, 김진향 전 개성공업지구지원재단 이사장 등을 ‘허위사실공표·명예훼손·사문서위조 및 동행사죄 혐의’로 고발한 건도 유지 중이다. 당시 고발은 세계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의 이 후보 지지 선언 논란에서 비롯됐다. 김진향 전 이사장은 “아직 검찰에서 조사 관련 연락이 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지난 5월 29일 이수정 국민의힘 경기수원정 당협위원장을 ‘공직선거법상 낙선목적 허위사실공표와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한 건도 취하하지 않은 채 조사가 진행 중이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이 자신의 SNS에 ‘커피 원가가 120원인데 너무 비싸게 판다는 이재명 후보 발언에 수많은 자영업자들은 가슴을 쳤다’고 적은 것과 관련해 민주당이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김 의원을 서울경찰청에 고발한 건도 현재 접수 상태로 있다. 당시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해당 고발에 대응해 이재명 후보를 ‘무고와 허위사실 공표 등 혐의’로 맞고발하겠다며 충돌한 바 있다.

내년 제9회 동시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 국면에서 이번에 제기된 고발 건들이 일부 네거티브 공세 소재로 다시 활용될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민주당 입장에서는 지금이 지방선거 전 (비상계엄에 대한) 응징의 시간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지금 고발 건을 취하하면 특검이나 수사 진행의 물을 흐릴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도 다소 불리한 입장이어서 고발 취하를 안 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여야의 현안 협상 테이블에 대선 당시 고발 건 취하 문제가 의제로 올라올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오는 22일 국민의힘이 전당대회를 치러 새 지도부를 구성하면 민주당과 소통이 단계적으로 재개될 수 있다. 최요한 정치평론가는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국민의힘에 대한 고발 취하에 나서지 않는 건 ‘내란 세력과 손잡을 수 없다’는 시그널”이라며 “국민의힘 당대표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향후 고소·고발 등을 두고 협치 가능성이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거 사례를 보면 대선 기간 거대 정당들이 상호 제기한 고소·고발은 대선 이후 협치 차원에서 많이 취하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03년에는 민주당과 한나라당이 대선 과정에서 제기된 고소·고발을 서로 취하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07년에도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당이 상호 고소·고발을 취하한 바 있다. 다만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22년에는 고발전이 계속 이어졌다.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를 겨냥한 성남 대장동 개발 관련 의혹 등 파급력 큰 여러 사안으로 대선 이후에도 양당의 충돌은 지속됐다.
선거 기간 쏟아진 고소·고발 건이 정치에 대한 유권자의 피로감과 무관심을 불러 일으킬 수 있어 여야 간 적절한 화해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계엄 문제를 정리한 뒤 여야가 서로 고발을 취하해 상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소영 기자 upjsy@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