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8월 1일 오전 1시쯤 인천 강화군 송해면의 한 카페 앞에서 “한 남성이 칼에 찔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당국은 50대 남성 A 씨를 인천의 한 병원으로 이송했고, 경찰은 A 씨가 머물렀던 카페 등을 수색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오전 2시쯤 유력한 용의자인 A 씨의 아내 B 씨(57)를 카페에서 약 4km 떨어진 강화읍 신문리 자택에서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했다.
카페 내 CC(폐쇄회로)TV 영상 등을 확인한 경찰은 오전 6시쯤 A 씨의 30대 사위 C 씨를 존속살해미수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C 씨가 카페에서 술을 마시고 잠을 자던 A 씨를 끈과 테이프로 결박한 뒤 B 씨가 흉기를 휘둘러 A 씨의 얼굴과 팔 등에 상해를 입힌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B 씨는 A 씨의 신체 중요부위를 절단한 뒤 A 씨가 보는 앞에서 훼손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직후 B 씨와 C 씨는 차를 타고 도주했으며, 홀로 남겨진 A 씨는 결박을 풀고 카페 밖으로 향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가 필사적으로 몸부림 쳐 결박을 풀어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해당 카페는 인적이 드문 외진 곳에 위치해 있었지만 운 좋게 지나가던 택시를 만난 A 씨는 기사에게 “119에 신고해달라”고 부탁했다. 병원으로 옮겨진 A 씨는 봉합수술 등을 받고 입원 중이다.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경찰 조사에서 B 씨는 “남편의 외도가 의심돼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며, C 씨는 “장모님이 장인어른을 찾자고 해 같이 카페에 갔다. 장인어른을 혼내주려는 줄로만 알았다”면서 “평소 장모를 무서워 해 시키는 대로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당시 현장에 없었던 A 씨의 딸에 대해서는 혐의점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경찰은 8월 7일 B 씨와 C 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남편에 대한 일종의 복수심과 그 밖의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을 것”이라면서 “범행 전 사위를 섭외하는 등 정황에 따라 명백한 계획범죄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제3자인 C 씨가 끼어든 부분”이라면서 “장인을 결박하는 일을 ‘장모가 무서워 따랐다’고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으며, 무언가 감춰진 것이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범행 장소였던 해당 카페는 C 씨가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C 씨의 동의를 얻어 카페에서 최근 약 10일 동안 숙식을 해결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을 인근의 한 주민은 “외지인이 운영하던 카페로 생긴 지 몇 년 됐다”면서 “(C 씨 등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지만 최근에는 장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도 “(사건) 소식은 뉴스를 통해 봤지만 (C 씨 가족은) 우리 동네 사람이 아니라 교류가 없었다”고 말했다.
사건을 담당한 강화경찰서 관계자는 “범행이 너무 잔인했고 가정사가 얽혀 있기 때문에 자세한 내용은 말씀 드릴 수 없다”면서 “다만 언론에 나온 ‘외도를 의심해서’, ‘경제적 이유 때문’ 등의 범행 동기는 우리가 공식적으로는 언급한 적이 없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이 받을 정신적 고통 등 2차 가해를 고려해 추측성 보도는 자제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일요신문i'는 인천과 김포 일대 병원들을 수소문한 끝에 인천의 한 병원 입원 병동에서 피해자 A 씨를 만날 수 있었다. 처음에 “사건 피해자는 다른 사람”이라고 부인하던 A 씨는 카페 앞에 주차돼 있던 차량 안 명함 얘기를 꺼내니 본인이 맞다고 인정했다. A 씨가 입원했던 병실에는 A 씨의 지인(여)이 함께 있었으며, A 씨는 인터뷰 요청에 “그런 얘기를 할 상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A 씨는 회복 중인 본인 대신 옆에 있는 지인과 인터뷰하는 것을 허락했다. 본인이 옆에 있는 상태에서 지인의 입을 빌려 답변한 셈이다.
지인은 ‘A 씨와 어떤 관계냐’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지인은 ‘B 씨의 범행동기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건 (형사) 재판이 시작하지 않아 확실하게 말씀 드릴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면서 “재판이 시작되기 전까지 그냥 조용히 있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C 씨가 가담한 이유에 대해 묻자 “우리도 몰라서 답답하니까 그건 그쪽에 가서 물어보라”고 답했다.
지인은 A 씨와 B 씨는 혼인관계가 맞다고 설명했으며, 일부 매체에서 ‘A 씨와 B 씨가 5년째 별거 중’이라고 보도된 내용은 “(내가 아는 한)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B 씨가 A 씨의 중요부위를 절단한 뒤 A 씨 앞에서 훼손하거나 일부를 변기에 버리는 등의 가학적 행위를 했다는 의혹과 범행 내용에 대해서는 “모두 사실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인은 당시 A 씨가 카페에 머물렀던 이유와 B 씨와의 갈등 내막, A 씨의 외도 여부 등에 대해서는 “사적인 부분이라 얘기해 줄 수 없다”고만 답했다. A 씨는 사건과 관련된 직접적인 언급을 피하면서 “할 얘기가 없다”고 말했다.
피의자들은 법적 처벌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중요부위만 잘랐다면 중상해 혐의를 적용할 수 있지만, 경찰은 얼굴 등을 노린 점을 고려해 B 씨에게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외도를 의심했다는 점이 일부 참작될 수는 있지만, 피해를 입힌 부위가 치명적이어서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 잔혹한 방식으로 A 씨에게 상해를 입힌 점 역시 불리한 정상으로 작용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사위의 경우 범행에 가담했다는 정황이 명확해 ‘장모가 시켜서 그랬다’는 진술은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다 큰 성인이 누가 시킨다고 그런 범죄에 가담하는 건 말이 안 되지 않나”라면서 “판단 능력 부족이나 혹은 강요에 따르지 않을 경우 치를 대가 등을 입증하지 못하면 실형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