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대통령 고액후원자는 0명이었다. 이재명 대선 예비후보 후원회는 후원금 법정 한도 약 29억 4000만 원을 하루 만에 채웠고, 후원금 99%는 10만 원 미만 소액후원이라고 지난 4월 16일 밝힌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당내 경선 후보자 후원회는 만들지 않았다.
선관위는 대선후보 후원회나 당내 경선 후보자 후원회에 500만 원을 초과해 고액후원한 명단을 공개하고 있다. 정치자금법상 개인은 하나의 대선후보 후원회나 당내 경선 후보자 후원회에 최대 1000만 원을 기부할 수 있다. 연간 정치 후원금 한도액은 2000만 원이다.

이준석 대표는 대선 후원금 총액 가운데 고액후원금 비중이 17%였다. 이 대표 고액후원자 25명이 낸 후원금은 2억 2097만 원이었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해 후원금 총 12억 8628만 원을 모았다. 황교안 대표는 고액후원금 비중이 8%, 권영국 대표는 2%, 이재명 대통령은 0%였다.
정치자금법상 대선후보자 후원회, 당내 경선 후보자 후원회 500만 원 초과 기부자는 이름, 생년월일, 주소, 직업, 전화번호 등 인적사항을 기재해야 한다. 이준석 대표 고액후원자 25명은 인적사항을 전부 기재했다. 하지만 김문수 전 장관 고액후원자 56명 중 31명은 이름을 제외한 인적사항이 빈칸이었다. 황교안 대표 고액후원자는 10명 중 7명, 권영국 대표 고액후원자는 6명 모두 이름을 제외한 인적사항이 빈칸이었다.
고액후원자가 인적사항을 남기지 않는 ‘깜깜이’ 후원은 선거 때마다 반복되고 있다. 인적사항을 제대로 기재하지 않아도 처벌 규정이 마땅치 않은 탓이다. 고액후원자 대부분은 직업을 기재하더라도 ‘자영업’ ‘사업가’ ‘기업인’ ‘회사원’ ‘기타’ 등 두루뭉술하게 적는다. 정치자금 투명화를 취지로 이뤄지는 고액후원자 명단 공개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문수 전 장관 고액후원자 56명 중 인적사항을 기재한 25명 대부분은 기업인이었다. 가장 눈에 띄는 고액후원자는 김박 앨트웰 회장이었다. 김박 회장은 김 전 장관 국민의힘 당내 경선 후보자 후원회에 지난 4월 21일 1000만 원, 대선후보자 후원회에 지난 5월 15일 1000만 원 등 총 2000만 원을 후원했다. 앨트웰은 기능성 속옷, 공구 세트, 정수기를 판매하는 회사다.
김박 회장은 2023년 7월 경북 칠곡 다부동전적기념관에 세워진 이승만 대통령과 해리 트루먼 미국 대통령 동상 제작비용을 전액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2023년 11월 윤석열 당시 대통령으로부터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조선일보는 2023년 8월 김 회장 인터뷰 기사를 보도하면서 ‘보수 우파의 키다리 아저씨’라고 제목을 달았다. 김 회장은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자유 우파들은 돈이 없고 별다른 지원도 받지 못한다”며 “그래서 저라도 나섰다”고 보수 진영 후원 이유를 밝혔다. 김 회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해선 “대한민국을 구석구석 망쳐놓은 분”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 이한성 전 국회의원, 삼성전자 부사장을 지낸 이종철 율촌 변호사 등은 김 전 장관에게 각 1000만 원을 후원했다. LED 조명 제조업체 소룩스 창업자 김복덕 국민의힘 부천시 갑 당협위원장도 김 전 장관에게 1000만 원을 후원했다. 김복덕 당협위원장은 2024년 22대 총선에서 부천시 갑에 출마해 낙선했다. 김 위원장은 22대 총선 출마 당시 재산 신고액이 1446억 원이었다. 22대 총선 후보 952명 중 재산이 가장 많았다.
이준석 대표 고액후원자 25명 평균 나이는 만 53세였다. 1990년대생 3명, 1980년대생 5명 등 젊은 고액후원자가 눈에 띄었다. 이 대표는 지난 3월 31일 만 40세가 되면서 6월 3일 치러진 대선에 출마할 수 있었다. 김문수 전 장관 고액후원자 중 생년월일을 기재한 25명 평균 나이는 만 62세였다.
교사 출신 ‘슈퍼 개미’로 알려진 김기수 전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는 이 대표에게 1000만 원을 후원했다. 게임 개발사 팀42 나성수 대표는 이 대표에게 1000만 원을 후원했다. 1992년생 나 대표는 대학생 시절 이준석 대표가 운영했던 교육봉사단체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에서 활동했다. 지난 대선 개혁신당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의사 겸 방송인 함익병은 이 대표에게 1000만 원을 후원했다.
이준석 대표 고액후원자 25명 중 주소지가 이 대표 지역구 경기 화성시인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25명 중 12명 주소는 서울이었다. 경기 지역을 주소로 적은 6명은 용인 2명, 과천 1명, 김포 1명, 오산 1명, 하남 1명이었다. 대구 지역 고액후원자는 3명이었다.

이재명 대통령 익명 후원은 ‘이재명 당선 가즈아’ ‘맘으론 이미 대통령’ ‘진짜 대한민국’ ‘압도적 승리’ 등 응원 메시지가 주를 이뤘다. ‘내란 잔당 척결’ ‘대선 승리 내란 종식’ 등 12·3 비상계엄 사태 비판 메시지도 있었다.
김문수 전 장관에게는 익명 후원을 통해 ‘멸공’ ‘자유민주주의 수호’ ‘반국가세력 척결’ ‘자유우파’ ‘부정선거 척결’ 등 메시지가 전해졌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단일화 논란 시기에는 ‘물러서지 마세요’ ‘양보하지 마세요’ ‘힘내세요 쌍권 타도’ ‘김문수 후보로 단일화’ 등 응원 메시지가 이어졌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지난 대선에서 후원금 총 3억 4485만 원을 모은 것으로 확인됐다. 고액후원자 15명이 낸 후원금은 총 1억 5000만 원이었다. 후원금 총액 가운데 43%가 고액후원금이었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아내 강윤형 씨, 대신증권 창업자 고 양재봉 명예회장 맏며느리 문홍근 풍원개발 대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를 지낸 이경태 고려대 석좌교수, 전장열 금강공업 회장 등은 각 1000만 원을 한 전 총리에게 후원했다. 한 전 총리는 지난 5월 2일 대선에 출마했다가 후보 교체 논란 끝에 8일 만인 5월 10일 밤 물러났다.
남경식 기자 ngs@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