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코바나컨텐츠 주최 전시회에서 김건희 씨가 김예성 씨를 모친 최은순 씨에게 소개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만난 지 1년 만에 최 씨가 주변에 김 씨를 자신의 ‘조카’라고 소개할 정도로 가까워졌다는 증언이 있다.
이후 최 씨가 동업자들과 경기 파주시 한 요양병원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김 씨는 투자금 대출에 개입하고, 분쟁을 해결하고, 병원에 사용할 엑스레이 장비를 알아보기도 했다. 이 요양병원과 관련해 최 씨는 요양급여 부정수급 의혹에 휘말려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 받았다가, 2심에서 무죄로 뒤집혔고 대법원서 판결이 확정됐다.
특히 최 씨가 경기 성남시 도촌동 부동산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김 씨는 최 씨 지시로 신안저축은행 명의 349억 원 상당의 잔고증명서를 위조했다. 이 사건으로 김 씨는 최 씨와 함께 기소돼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형을 선고받았다.

또한 신안저축은행은 최 씨 및 그의 가족회사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 원이 넘는 대출을 해줬다. 김건희 씨의 코바나컨텐츠가 주최했던 2016년~2019년 르 코르뷔지에전 등 3개 전시회에 협찬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를 두고 여권에서는 신안저축은행이 대가성 지원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2012년 7월 윤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로 오며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대출 혐의 수사를 맡았다. 결국 신안저축은행은 2013년 3월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김건희 일가를 향한 특혜는 공교롭게 같은 달부터 본격 시작됐다.

IMS모빌리티 조영탁 대표는 김예성 씨와의 관계에 선을 긋고 있다. IMS모빌리티 측은 입장문 등을 통해 “비마이카 창업은 2013년 조영탁 대표 단독으로 이뤄졌다. 김예성 씨는 2017년 말 주주로 참여한 것뿐 경영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2022년 지분 매각도 완료했다”고 강조했다. 조 씨 역시 몇몇 언론 인터뷰 등에서 ‘2021년 무렵 최 씨의 통장 위조 사건으로 김 씨가 형사재판에 넘겨지면서 관계가 자연스럽게 멀어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IMS모빌리티가 2023년 대기업으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받는 과정을 들여다보고 있다. 투자 받기 직전인 2023년 1월 IMS모빌리티(당시 IMS)는 순자산(556억 원)보다 부채(1413억 원)가 많은, 사실상 자본잠식 상태였다. 그럼에도 카카오모빌리티, HS효성 등 대기업과 한국증권금융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184억 원을 투자받았다.
특히 투자금의 4분의 1인 46억 원은 김예성 씨 부인의 회사 이노베스트코리아가 보유한 IMS모빌리티 구주 매입에 사용됐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 김건희 씨가 관여한 것이 아닌지 강하게 의심하고 있다. 이 자금이 김건희 씨 측으로 흘러갔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

특검은 김예성 씨가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김건희 일가와 인연을 이어왔을 것이라고 본다. 김 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대선후보로 나선 2021년 1000만 원의 후원금을 냈고, 이듬해 5월 대통령 취임식에도 초청받아 참석했다. 조 대표 역시 윤석열 당시 대선후보의 고액후원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김 씨가 2023년 6월경부터 연말까지 재계, 금융권 최고위급 인사들과 여러 차례 모임을 가졌던 정황이 포착됐다. 여기엔 재벌 3세 인사도 참석했다. 강남에 자리 잡은 중식당과 고급 일식집에서 만남이 이뤄졌고, 김 씨가 연락을 돌리는 등 주도했다고 한다. ‘대통령 영부인 김건희’ 후광 없이는 성사되기 힘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만나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를 했는지는 파악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단지 친분을 쌓으려는 목적은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다. 김 씨가 왜 이런 모임을 만들었고, 이를 통해 부적절한 이득을 취했는지 여부가 규명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건희 씨가 관여했는지도 마찬가지다.
한 참석자는 7월 23일 기자와 만나 “김예성 씨를 전혀 몰랐다. 내가 친한 투자자로부터 소개를 받았고, ‘김건희 여사 최측근’ 정도로 알았다”면서 “모임에 한 번 갔는데, 정치와 경제 등 여러 분야에 대해 얘기를 나눴던 기억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대통령이나 정권 실세들을 팔고 다니는 사람은 많다. 그래서 긴가민가했는데, 자체적으로 확인해보니 김건희 씨와 가까웠던 게 사실이었다”고 덧붙였다.
김예성 씨는 지난 4월 김건희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한 직후 베트남으로 출국해 현재까지 귀국하지 않고 있다. 특검은 김 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즉시 지명수배하고, 외교부를 통해 여권 무효화와 경찰청을 통한 적색수배 절차에 착수했다. 반면 김 씨의 부인 정 아무개 씨는 지난 23일 특검에 출석해 7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여권 한 인사도 “김건희 씨 관련 의혹 당사자들은 해외로 떠나거나 밀항을 시도하는 등 수사에 협조하지 않고 잠적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김 씨 측에서는 특검 수사기간만 피하면 된다고 의견을 나눈 것으로 전해진다”며 “하지만 수사에 응하지 않고 잠적하면 사실상 혐의를 인정하는 꼴이 된다.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 씨에 8월 6일 소환조사를 통보했다. 김 씨도 결국 수사를 받아야 한다. 김 씨에게 결코 유리한 점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민웅기 기자 minwg08@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