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정현 씨는 2000년생으로 허준구 명예회장의 손녀다. 허정현 씨가 잇달아 지분을 매입하면서 허준구 명예회장 일가에 힘을 보태는 모습이다. 재계에서는 허준구 명예회장 일가가 그룹 내 존재감이 가장 강한 것으로 평가한다.
3세 경영인 가운데 GS그룹 회장직을 수행한 사람은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과 허태수 GS그룹 회장 둘뿐이다. 두 사람 모두 허준구 명예회장의 아들이다. 하지만 허준구 명예회장 일가는 (주)GS 보유 지분이 그룹을 장악할 수준은 아니다.

허준구 명예회장 일가가 지주회사 체제 밖 GS건설의 경영권을 가지고 있어 든든한 우군 역할을 할 수 있지만 경영권 강화를 위한 (주)GS 지분 매입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GS건설은 상장이 돼 있는 데다 허준구 명예회장 일가를 비롯한 특수관계자 지분이 23.63% 수준이라 일반주주들을 설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룹 경영권 승계 순서가 4세 경영인으로 넘어오면서는 허정구 명예회장 일가가 주요 계열사에서 입지를 높이고 있다. 주요 계열사 대표직에 허정구 명예회장 일가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허정구 명예회장의 손자로 4세인 허세홍 GS칼텍스 대표가 대표적이다. GS칼텍스의 자산규모는 23조 1736억 원 수준이다.
또 다른 주요 계열사 GS리테일의 대표직은 허정구 명예회장의 또 다른 손자 허서홍 대표가 맡고 있다. GS리테일의 자산은 7조 7630억 원으로 GS그룹의 주요계열사로 분류된다.
반면 허준구 명예회장 일가 4세 경영인은 상대적으로 경영 참여 비중이 낮다. GS건설 대표직은 허윤홍 대표이사가 맡고 있지만 GS건설이 사실상 허준구 명예회장 일가의 개인회사처럼 인식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룹 내에서 중책을 맡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허준구 명예회장 일가 4세인 허철홍 GS글로벌 부사장, 허치홍 GS리테일 본부장, 허주홍 GS칼텍스 전무 등은 직급이 낮다. 허태홍 GS퓨처스 대표는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지만 자산규모가 37억 원에 불과해 주요 계열사를 이끈다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허준구 명예회장 일가 외 다른 일가의 (주)GS 지분 매입도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허정구 회장의 손자 허준홍 삼양통상 대표는 2023년 말 3.22%였던 지분율은 2025년 1분기 말 기준 3.44%까지 끌어올렸다. 4세 경영인 가운데 3%대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경영인이 허준홍 대표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또 다른 3세 경영인 허경수 코스모화학 회장의 아들인 허선홍 씨는 올해 9648주를 매입해 지분율을 0.01%p 높였다. 허경수 회장은 2세 경영인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 아들이다.
이런 배경의 영향으로 다음 회장으로는 허준구 명예회장 일가가 아닌 다른 일가에서 회장직을 넘겨받을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3세 경영인 허용수 GS에너지 대표가 차기 회장직에 오를 가능성이 배제되고 있지 않는 것이다. 2세 경영인 허완구 승산그룹 회장의 장남인 허용수 GS에너지 대표는 (주)GS의 지분 5.26%를 확보해 최대주주이기도 하다.

이 같은 지분 확보 흐름은 4세를 넘어 5세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선제적으로 GS그룹 5세들도 지분 경쟁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5월에는 2008년생으로 아직 미성년자인 허성준 군이 (주)GS 지분 1633주를 두 차례 매입했다. 허성준 군은 허준홍 대표의 장남으로 허정구 명예회장 일가의 지분율 확대에 힘을 보탰다.
허세홍 대표의 딸인 허해림(0.01%)·허윤희(0.01%) 씨도 지분을 확보하며 허정구 명예회장 일가의 지분율을 끌어올렸다. 허세홍 대표의 친동생인 허자홍 대표의 두 딸인 허라윤(0.01%), 허윤정(0.01%) 씨도 (주)GS 지분을 확보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사촌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GS그룹은 4세 경영인 체제까지 넘어가는 동안 별다른 분쟁 없이 그룹을 경영해왔다”면서 “형제, 부모 간에 그룹 경영권을 두고 다툼을 벌이는 사례가 많은 가운데 GS그룹의 사촌경영은 긍정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다만 사촌 간 지분이 분산돼 있어 이들 간 갈등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GS그룹 관계자는 “3세 경영인들은 지분을 조금씩 매각하고 있고, 4세 경영인들은 조금씩 지분을 매입하고 있는 흐름이 유지되고 있다”면서 “(4세가) 지분을 경쟁적으로 매입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경쟁적인 관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박호민 기자 donkyi@il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