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 씨는 2020년 5월 서울 강남의 한 비뇨기과에서 30대 남성 B 씨의 성기 확대를 위해 보형물을 삽입하는 수술을 하다 성기를 절단한 혐의로 기소됐다.
B 씨는 2020년 4월 수술 전 A 씨와 상담 과정에서 "다른 병원에서 두 차례 성기 확대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이러한 사정을 종합해 B 씨에게 실리콘 재질의 보형물을 넣는 것을 권유하면서 "음경해면체(음경을 구성하는 해면 모양의 발기 조직)와 기존 보형물의 유착이 심할 수 있어 박리가 어렵고 출혈이 심할 수 있다"고 안내했으며, 보형물을 다시 제거해야 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다만, B 씨에게 유착이 심한 경우 지혈·박리 과정에서 음경해면체·요도해면체가 손상돼 발기부전 등 성기능 장애, 배뇨 장애 등이 발생할 가능성에 관해서는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수술 과정에서 출혈이 발생하자 A 씨는 음경해면체와 요도 손상을 의심해 수술을 중단하고 수술 부위를 거즈로 압박 지혈한 상태로 B 씨를 다른 병원으로 옮겼다.
B 씨는 옮겨진 병원에서 "음경해면체가 완전히 절단되고, 요도해면체 역시 95% 이상 절단된 상태"라는 진단을 받게 됐다.
곧바로 손상 부위를 복구하는 수술을 받았지만 이후 B 씨는 소변을 보거나 성생활을 하기 어려울 정도의 후유증이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A 씨가 수술상 주의 의무를 위반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수술 과정에서 A 씨는 손상이 없도록 주의하고 박리가 어렵거나 심각한 손상이 확인되면 손상 전 박리를 중단하고 봉합하는 식으로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존 보형물과 심하게 유착돼 음경의 해부학적 구조를 잘 파악하기 힘든 상태에서 무리하게 박리를 시도하다 상해를 입게 했다"고 판시했다.
이어 사전 설명 의무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B 씨가 서명한 수술 동의서에 '환자 상태에 따라 예측이 어렵고 불가항력적인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기재돼 있기는 하나, 일반인인 피해자로서는 A 씨의 설명을 듣고 서명한 것만으로 현재 겪고 있는 것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B 씨는 수술 이후 오랜 시간에 걸쳐 상당한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면서 "B 씨가 A 씨로부터 제대로 고지받았더라면 수술을 거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A 씨는 수술 이후 상급병원까지 B 씨를 직접 전원시켜 피해의 확대를 막으려고 노력했고 병원비, 상급병원 수술·입원비 등을 B 씨에게 지급했다"면서 "사건과 관련된 B 씨의 청구가 일부 인용돼 피해 복구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동부지법은 2024년 1월 B 씨가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A 씨가 B 씨에게 치료비 등의 60%인 463만 원, 위자료 2000만 원을 합해 2463만여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같은 달 A 씨가 항소해 현재까지 2심이 진행 중이다.
손우현 기자 woohyeon1996@ilyo.co.kr










